[풋볼리스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가 계약 종료 1년을 앞두고 팀에 잔류할 방침이다. 좋은 조건의 이적 제안까지 있었지만 무게는 잔류에 실린다. 주제 무리뉴 감독 역시 “차라리 나를 데려가는 것이 쉬울 것이다”고 말했다. 펠라이니가 맨유에 남을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윈-윈(Win-Win)’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펠라이니는 2013/2014 시즌 맨유에 입단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감독을 거쳐 주제 무리뉴 감독 시대에도 위기설을 뛰어넘어 안착했다. 하지만 올 여름이적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터키의 명문 갈라타사라이가 4년 계약을 조건으로 영입을 시도했다. 갈라타사라이의 경영진이 직접 방문할 만큼 협상이 진척되었다는 현지 보도도 따랐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한 마디로 모든 것은 일축됐다. 펠라이니측은 에이전트의 조언에 따라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맨유에서 프리시즌 경기 출전을 통해 최선을 다 하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펠라이니도 이적 보다는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적이 진행될 것이라면 당장의 프리시즌 경기에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 보다 몸을 사리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서른 살이 넘은 펠라이니에게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지난 시즌 47경기에 출전하며 맨유 입단 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새로운 영입과 기존 자원의 팀 내 입지상 맨유에서 펠라이니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펠라이니가 남을 경우 모두 웃을 수 있다.
맨유와 펠라이니의 계약은 내년 여름까지다. 맨유의 입장에서는 재계약을 할 것이 아니라면 올 여름에 팀을 떠나 보내야 제대로 된 이적료를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올 여름 중앙미드필더 자원의 추가 영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빈 자리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새로운 선수가 오더라도 EPL 수비수들을 상대로 체격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모습을 당장 보여주기는 힘들 수 있다. 새 시즌 선발과 교체를 병행해 소화할 수 있는 검증된 자원이 바로 펠라이니다.
반면 맨유가 올 여름 펠라이니를 보내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겨울이 이적료를 챙길 마지막 기회다. 물론 내년 여름까지 현재의 상황이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이적료를 한 푼도 챙기지 못할 수도 있다.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한 선수의 경우 맨유가 이적료를 받지 않는 등으로 자유계약 신분을 부여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펠라이니는 맨유에서 네 시즌 만을 보냈다. 맨유는 당장의 안정된 전력과 대체 자원을 발굴 혹은 성장시킬 기회를 얻고, 펠라이니는 앞날의 유리한 조건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다.
펠라이니에게 유리한 조건은 오직 이적료, 주급 등의 금전적 부분에 국한되지 않는다. 펠라이니는현재 벨기에 국가대표팀에서 입지 경쟁을 하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마지막 현역 월드컵 무대가 될 수 있다. 펠라이니가 맨유에 남아 수준 높은 무대에서 경쟁을 계속하려는 이유다. 겨울부터 자유롭게 팀을 알아볼 수 있고, 내년 여름에는 자유계약자격을 획득한다. 유럽 내 리그로의 이적 뿐만 아니라 유럽 밖도 가능하다. 몇 시즌 전부터 꾸준히 중국슈퍼리그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맨유와 펠라이니의 이해가 충족된다면 중국행은 당장이라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펠라이니의 월드컵 출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맨유의 입장에서는 펠라이니가 팀에 남아 최소 반 시즌 혹은 그 이상을 활약하며 전력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겨울 이적을 통해 이적료를 남기면 금상첨화다. 펠라이니의 입장에서는 맨유에서 최대한 오래 건재를 과시하며 대표팀에서의 입지와 새로운 둥지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는 것이 최상이다.
글=김동환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김동환은 박지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라포드에서 근무한 한국인이다. <김동환의 축구板>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위트있는 시각으로 축구를 바라본다. 현재 풋볼리스트 기자,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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