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노장이라고 해서 실력이 없는데 뽑은 게 아니다. 최고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부임후 처음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키워드는 오직 실력이다. 

신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는 31일과 6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10차전(이란, 우즈베키스탄)을 할 선수 26명을 공개했다. 신 감독은 당초 언급대로 최종엔트리에 들어갈 23명이 아닌 26명을 선발했고, 부상으로 재활 중인 기성용과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뛰는 손흥민을 모두 뽑았다. 

가장 관심을 모은 선발은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한국 나이로 39세다. 이란전에 출전하면 대표팀 역사상 두 번째 많은 나이로 경기에 뛰는 선수가 된다. 최고령 선수는 고 김용식 선수다. 이동국은 가장 어린 김민재와는 나이 차이가 17살이다. 

신 감독은 이동국을 정신적인 지주로 뽑은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동국과 한 통화내용까지 공개했다. "이동국도 정신적인 지주로 대표팀에 오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대표팀 일원으로 경기력에 보탬이 되면 가겠다라고 말했었다."

"이동국과 염기훈은 K리그에서 나이가 있다고 하지만 (이들) 경기를 꾸준히 봤다. 1.2경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발탁했다."

신 감독은 양동현(포항스틸러스)이 국내 선수로는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지만 자신이 바라는 유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동국이 "지금도 순간순간 슈팅 타이밍이나 볼 받으러 나왔을 때 2선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좋다"라며 선발 이유를 재차 밝혔다. 

팀 정신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신 감독은 "플러스 알파를 하지만 이 선수들(이동국, 염기훈, 이근호)는 배고플 때 뛰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정신적인 귀감이 될 수 있다"라며 "이동국이 앞에서 열심히 뛰는데 뒤에서 후배들이 열심히 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에 권경원과 김민재를 처음으로 발탁한 이유도 경기력이다. 신 감독은 두 선수가 실력이 좋아 선발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신 감독은 두 선수가 좋은 기량을 지녔다고 했다. 

"권경원은 같이 생활해보지 않아 잘 모른다. 하지만 김남일 코치가 전북에서 같이 해봤고, 중국에서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 했다. 나도 AFC챔피언스리그 경기 등을 보며 상당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뽑았다. 김민재는 가장 핫한 선수다. 예전에 나와도 선수와 감독으로 해봤다.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처음으로 선발하게 됐다." 

신 감독은 실력과 함께 정신력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점을 인정하며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칭스태프도 하나로 뭉쳐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신태용 축구는) 다른 게 없다. 우리 선수들, 11명이 아닌 26명 모든 선수가 90분 동안 하나가 돼야 한다. 아기자기한 축구가 아니라 이란 보닐 한 발 아닌 두세 발 더 뛰는 그런 축구 보여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지금까지 축구팬이 실망도 했지만, '이게 한국 축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준비하겠다."

신 감독은 오는 21일 K리그 선수와 조기 소집이 가능한 일부 중국슈퍼리그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을 시작한다. 해외파는 28일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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