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초호화 군단의 리그.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 현대 축구의 발전상을 따라가려면 스페인라리가를 놓쳐선 안 된다. ‘Football1st’는 세계 축구의 1번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 소식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시즌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서 차지한 비중은 수치 이상이었다. 네이마르는 공격진 중 가장 빠르고 드리블 돌파가 뛰어난 선수였다. 전성기보다 신체 능력이 떨어져가는 리오넬 메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문제를 네이마르가 메우고 있었다.

네이마르의 대체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바르셀로나는 시즌 첫 엘클라시코에서 완패했다.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노우에서 ‘2017 수페르코파에스파냐’를 가진 바르셀로나는 레알마드리드에 1-3으로 패배했다. 지난달 친선 경기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승리했지만 그때 1골 1도움을 기록한 네이마르는 파리생제르맹으로 떠났다.

네이마르의 자리였던 왼쪽 윙어로 투입된 제라르 데울로페우는 후반 13분 가장 먼저 교체됐고, 대신 데니스 수아레스가 들어왔다. 어느 쪽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데울로페우는 드리블 돌파를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결정적 패스는 겨우 1개에 그쳤다. 데니스 수아레스는 드리블 1회, 결정적 패스 1회가 고작이었다. 세 번째 공격 옵션 파코 알카세르는 막판 추격을 위해 후반 37분 이반 라키티치 대신 투입됐다. 시간이 짧았다곤 하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는 하나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선수들 쪽에서 공이 끊겨 위기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데울로페우와 데니스 수아레스가 공을 잃어버린 횟수는 각각 3회였다. 두 선수를 합치면 무려 6회다. 메시가 훨씬 공을 많이 만지면서도 3회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바르셀로나 왼쪽 공격은 팀에 해를 끼치는 수준이었다. 레프트백 조르디 알바의 오버래핑이 훨씬 위협적이었다. 오른쪽 윙어 메시가 중앙에서 공격을 주도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좌우 공격 모두 약했다.

공격이 답답해지자 메시가 고군분투해야 했다. 메시는 공격진 중 가장 많고, 팀 전체에서 4위에 해딩하는 57개의 패스를 돌리며 성공률 85.3%를 기록했다. 레알 선수 누구보다도 많은 횟수였다. 드리블 돌파를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회 성공시켰고, 얻어낸 파울도 3개로 1위였다. 슛은 무려 7개나 날렸다. 그러나 수많은 볼 터치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플레이를 하긴 어려웠다. 위협적인 슛이 부족했고, 골은 페널티킥에서만 나왔다. 메시는 프리 시즌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공격진 동료들의 수준 하락 속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미드필드에서도 레알에 밀렸다. 전반전은 경기 템포를 늦춰 약점을 감추는데 성공했지만, 경기 내내 같은 템포를 유지할 순 없었다. 점점 늙어가는 안드레 이니에스타는 이반 라키티치,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이니에스타는 미드필더 중 가장 먼저 교체됐다. 대신 들어온 세르지 로베르토 역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위기는 오른쪽 수비에서 드러났다. 공격이 잘 되지 않을 때 지지 않고 버티려면 수비의 힘이 필요하다. 레알은 정해진 윙어가 없는 4-3-1-2 포메이션을 쓰는데, 주로 좌중간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바르셀로나 라이트백 알레쉬 비달, 두 센터백 중 오른쪽을 맡는 제라르 피케가 레알의 속공을 잘 방어해 줬다면 문제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수비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했다. 두 선수를 합쳐서 태클 성공 3회, 가로채기 1회, 걷어내기 4회, 슛 블로킹 1회에 그쳤다. 왼쪽의 조르디 알바, 사뮈엘 윔티티가 태클 6회, 가로채기 4회, 걷어내기 7회, 블로킹 1회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었다.

피케의 문제는 수치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심각했다. 후반 5분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끊으려다 자책골을 넣은 건 단순한 불운이 아니었다. 전반전에도 이스코, 가레스 베일에게 공략 당했으나 그럭저럭 결정적 위기를 넘겼던 피케는 경기 템포가 빨라진 후반전부터 상대 공격수와의 일대일 대결에서 번번이 패배했다. 후반 9분 카림 벤제마의 스텝 오버 드리블에 넘어지며 실점 위기를 내줬다. 호날두의 골 상황에서 돌파를 허용한 선수도 피케였고, 아센시오가 쐐기골을 넣을 때 슈팅 각도를 열어주고 느슨하게 수비한 것도 피케였다.

피케의 자랑인 패스 기점 역할은 어느 정도 수행했다. 패스 성공률이 94.9%나 됐고, 롱 패스를 4개 시도해 하나 빼고 모두 동료에게 전달했다는 점 역시 훌륭했다. 그러나 패스 횟수가 부스케츠의 절반도 안 되고 팀내 8위에 불과한 39회였다는 건 패스로 팀에 기여했다고 말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 대체자뿐 아니라 미드필드, 수비진까지 강화해야 한다. 레알을 따라잡으려면 할 게 많은 여름이지만, 시즌 시작은 이미 임박했고 영입한 선수는 데울로페우와 라이트백 넬손 세메두 둘뿐이다. 수페르코파는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