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뭐 하나 서울보다 나은 게 없었다. 선수들이 반성하고 재정비해야 한다.”

수원삼성 골키퍼 신화용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짧은 인터뷰를 하는 내내 표정이 어두웠다. 가방 손잡이를 계속 딸깍거리며 스트레스를 드러냈다. 이날 신화용은 FC서울의 모든 슛을 막아내고도 패배를 면하지 못했다.

12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6라운드를 가진 수원이 서울에 0-1로 패배했다. 신화용은 서울의 유효슛 7개를 모두 막았지만 후반 16분 수비수 곽광선의 자책골을 막지 못했다.

수원은 K리그 슈퍼 매치에서 이긴 기억이 희미하다. 2015년 4월 18일 5-1 대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 리그 경기에서 4무 4패에 그쳤다. 올해 전적도 나쁘다.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긴 건 괜찮았지만, 지난 6월에 이어 홈에서 2연패를 당했다. 올해 수원에 합류한 신화용은 슈퍼 매치에서 이기면 어떤 기분인지 겪어보지 못했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은 패배로 인한 정신적 상처를 최소화하려는 듯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승패는 아쉽지만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체력 문제가 있는 가운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는 말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K리그가 슈퍼 매치 전적에 좌우되는 건 아니다”라며 라이벌전 패배를 극복하고 선전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신화용의 말은 달랐다. 신화용은 “열심히는 뛰었지만, 축구가 열심히 한다고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 섬세하게 경기를 준비했어야 했다. (9일) FA컵에서 연장까지 간 게 체력을 떨어뜨렸고, 집중력까지 떨어지면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경기가 힘들었다”며 경기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신화용은 윤일록, 데얀을 비롯해 서울 공격진이 시도한 위협적인 공격을 모두 저지했다. 그러나 자신을 비롯한 팀 전체가 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필드 플레이어 후배들에 대한 질타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집중력을 높이고 실수를 줄여야 한다. 서울 공격수들 움직임이 좋은데 너무 많이 놓쳤다. 아무것도 아닌 클리어링을 그냥 갖다준다거나 그런 실수가 많이 나오면 이길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신화용의 맹활약이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의 시선을 끌었을 수도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수원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은 잘 나가다 한 번 졌을 뿐이지만, 신화용은 한 상대에게 반복해서 지는 상황이 못내 불만스럽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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