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에서 빠른 득점, 정확한 패스, 긴 출장시간, 승리까지 모두 성공했다. 이보다 기분 좋은 데뷔전은 힘들다.

아스널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7/2018 EPL 1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레스터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 아스널은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는 치열한 대결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라카제트의 데뷔전은 시작부터 완벽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채 2분도 지나기 전에 EPL 데뷔골이 터졌다. 모하메드 엘네니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라카제트가 헤딩으로 연결했다. 머리를 대기만 했는데 강력한 헤딩슛이 나갈 정도로 엘네니의 크로스가 좋았고, 라카제트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 득점했다. 제공권은 라카제트의 약점으로 꼽혀 왔지만 낮고 빠른 크로스만 있다면 언제든 헤딩골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라카제트는 전반 막판 아스널이 두 번째 골을 넣을 때도 관연했다. 메수트 외질의 패스를 받은 라카제트가 레스터 수비진 한가운데스 등지고 공을 지켜낸 뒤 전진 패스를 했다. 이 공을 세아드 콜라시나치가 받았고, 슛 대신 옆으로 톡 밀어줬다. 마무리는 대니 웰벡이 했다.

깔끔한 팀 플레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플레이를 한 선수가 라카제트였다. 이번엔 라카제트의 특기가 잘 발휘됐다. 라카제트의 키는 175cm에 불과하지만 낮은 무게중심, 탄타난 체격을 활용해 포스트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다.

풀타임을 뛰며 남긴 패스 성공률 90.5%는 놀라운 수치다. 이날 아스널이 전반적으로 공을 많이 돌리며 패스 횟수, 성공률 모두 레스터를 압도했다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뛰어나다. 최전방 공격수는 계속 상대 선수들과 경합하며 불안한 자세에서 패스해야 한다. 가로채기 당할 위험도 크다. 그런 위치에서 90% 넘는 성공률을 남긴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나치게 안전한 패스만 한 것도 아니었다. 총 패스 21개중 결정적 패스가 3개로 팀내 3위였다.

라카제트의 수비 기록도 이번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라카제트는 총 3차례 수비에 성공했다. 팀내 공동 2위 그룹에 해당한다. 가로채기는 없었다. 파울을 저지른 횟수는 2회로 팀내 공동 1위였다. 최전방 공격수가 공을 많이 빼앗아오고, 파울도 많이 저지르면서 적극적으로 빌드업을 괴롭혔다는 의미가 있다.

라카제트는 프랑스리그앙에서 지난 세 시즌 연속으로 20골을 넘겼다. 이미 득점력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 6골을 넣으며 대외 경쟁력까지 선보인 상태였다. 여기에 생애 처음으로 잉글랜드 땅에서 공식전 득점까지 기록했다. 자신감 넘치는 상태에서 EPL 도전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선의의 경쟁은 시작됐다. 레스터의 완강한 저항에 패배 위기까지 몰리자, 교체 선수 두 명이 후반전 막판에 득점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애런 램지와 올리비에 지루다. 특히 지루는 라카제트와 주전 자리를 놓고 싸울 선수인 동시에 프랑스 대표팀 동료다. 지루와 나란히 개막전 득점을 올리며 함께 기분 좋은 시즌을 노리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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