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블루드래곤’ 이청용과 관련한 안타까운 소식이 뉴스를 장식했다. 지난 시즌 소속 팀인 크리스탈팰리스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의 시간을 보낸 후 새 시즌을 맞이해 도약을 준비했지만 부상의 불운이 덮쳤다는 소식이다.
런던 남부지역 주간지 ‘크로이든 애드버타이저’는 이청용이 부상으로 인해 팀의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홍콩에 도착한 팰리스의 팀 단체 사진에서는 이청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복수 매체는 이청용이 경쟁자도 많은데 상황에서 ‘프리시즌에서 제외’를 당했다며 안타까움을 함께했다. 또 일부 매체는 한 발 더 나아가 ‘K리그 복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청용 허벅지, ‘괜찮다’
하지만 이청용의 상황은 전혀 심각하지 않다. 부상 정도는 물론 팀 내에서의 입지 역시 아직 ‘제외’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이청용의 부친 이장근씨는 18일 풋볼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훈련 중 허벅지가 조금 좋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회복되어 정상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신임 프랑크 더 부르 감독은 이청용을 홍콩에서의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제외했다.
이청용이 허벅지를 다친 것은 프리시즌 첫 경기 직전이다. 7월 초 영국으로 복귀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프리시즌 첫 경기인 15일 메이드스톤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다.
홍콩 프리시즌은 ‘상업적 이윤’에 초점
더 부르 감독은 이청용을 비롯해 몇몇 부상 자원을 아예 홍콩 프리시즌 일정에서 제외했다. 경쟁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다. 홍콩에서 팰리스가 참가하는 대회는 프리미어리그가 공식 주최하는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트로피’다. 아시아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저변 확대를 위해 개최하는 이벤트성 경기다.
물론 참가하는 팀들은 수준 높은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선수 파악을 비롯한 전술적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상업적 이윤에 대한 비중 역시 높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팰리스를 제외한 올 여름 참가 팀들은 아시아에 뿌리가 깊은 리버풀, 태국 자본의 레스터시티, 중국 자본의 레스터시티다. 참가 자체만으로도 팀들은 배당금을 받는다. 팰리스 역시 프리미어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아시아 팬 확보를 겸해 홍콩을 찾았다. 약 일 주일 안팎의 체류 기간 동안 두 경기를 소화하고 많은 상업 이벤트를 소화한다. 팰리스가 상업적 이익만을 원한다면 조금이라도 친숙한 ‘아시아 출신’의 이청용을 동행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청용에 대한 팰리스의 방점은 경기력에 찍혀 있다. 무리하게 동행하지 않은 이유다.

이청용의 진짜 시험대는 ‘유럽에서’
이청용과 팰리스의 계약 기간은 2018년 여름까지다. 한 시즌 더 팰리스에서 도전을 할 것인지, 올 여름 팀을 떠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이청용의 기량과 더 부르 감독의 선택이다. 이청용은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고, 팰리스는 활용할 것이 아니라면 최대한 빨리 이적을 허용하는 것이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 시즌을 마무리하고 휴식기를 보낸 이청용은 이적과 잔류 모두의 경우에서 건재를 과시할 기회가 필요하다. 이청용과 팰리스 모두 프리시즌에서 상품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그 무대가 홍콩에서의 이벤트성 경기일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부상에서 회복해 정상 컨디션을 찾는 과정이라면 장거리 비행과 빡빡한 일정은 무리만 될 뿐이다.
더 부르 감독이 이청용을 런던에 남게 한 것은 옳은 선택이다. 팰리스는 홍콩에서의 일정이 종료되면 23일을 전후해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다. 프리시즌은 끝이 아니다. 팰리스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청용은 홍콩 프리시즌 이후의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더 부르 감독은 부상 회복 선수들을 이후 일정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팰리스는 28일 프랑스에서 리그앙의 메츠와 맞붙는다. 이어 내달 5일에는 셀허스트 파크에서 분데스리가의 샬케와 맞붙는다. 이청용 부친 이장근씨 역시 “홍콩 일정 이후 유럽에서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청용의 선택지는 모두 ‘도전’이다. 잔류시 험난한 경쟁을 뚫어야 하고, 이적시에도 마찬가지다. 이청용에 대한 다른 팀들의 관심은 꾸준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전히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십 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이청용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정답이다. 시즌 개막 후에도 이어지는 여름 이적시장의 보름 남짓한 기간에 리그 경기 출전을 통해 자신을 입증한다면 더욱 큰 도전의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글=김동환 기자
사진=풋볼리스트, 크리스탈팰리스 홈페이지
::: 김동환은 박지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라포드에서 근무한 한국인이다. <김동환의 축구版>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위트있는 시각으로 축구를 바라본다. 현재 풋볼리스트 기자,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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