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막강한 미드필더들의 활약으로 상주상무를 대파했다. 윤빛가람의 국내 복귀 1호골이 시발점이었다.

19일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2라운드를 치른 제주는 상주를 3-0으로 대파했다. 윤빛가람, 마그노, 문상윤의 골이 터졌다.

제주는 최근 적극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풍부한 선수단을 고루 활용하며 한여름의 체력 부담을 나눠 가지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윤빛가람 복귀를 맞아 다양한 미드필드 조합을 실험한다는 의의도 있다. 제주는 20라운드에서 전북현대를 꺾었던 이동수-윤빛가람-이창민 미드필드 조합을 다시 가동했고, 경기력은 만족스러웠다.

중국 연변푸더에서 1년 반 동안 활약한 뒤 제주로 돌아온 윤빛가람은 복귀 후 네 번째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경기 첫 슈팅은 윤빛가람의 차지였고, 그대로 골이 됐다. 이창민이 공을 몰고 다니다 윤빛가람이 노마크인 걸 포착했고,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이 오른발 중거리 슛을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았다. 전반 5분이었다.

경기 초반 상주도 적극적인 공격으로 맞섰다. 좌우 윙어로 측면 돌파와 크로스가 좋은 홍철, 김태환이 배치돼 중앙 침투보다 크로스 위주로 제주를 괴롭혔다. 위협적인 크로스와 코너킥이 많았지만 제주 제공권은 상주를 봉쇄하기 충분했다. 제공권 좋은 선수 세 명으로 구성된 제주 스리백은 주민규 혼자 상대하기 버거웠다. 주민규는 선발 라인업이 유지되는 동안 상주의 모든 슛을 혼자 날렸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첫 골을 도왔던 이창민이 제주의 추가골도 만들어냈다. 마그노가 오프사이드 트랩 뒤로 침투하는 순간, 이창민의 정확한 스루 패스가 들어갔다. 오승훈 골키퍼가 먼저 저지하려다 마그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꼴이 돼 버렸다. 전반 27분, 마그노는 왼쪽 구석으로 오차 없이 공을 차 넣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이창민이 킥을 하려다 마그노에게 양보했다.

승기를 잡은 제주는 하프타임에 이창민을 빼고 문상윤을 투입했다. 절묘한 선택이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2분이 채 지나지 않아 마그노가 오른쪽에서 짧은 크로스를 올렸고, 진성욱의 슛은 오승훈이 선방했지만 옆에서 침투하던 문상윤이 튀어나온 공을 밀어 넣었다.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 중인 문상윤의 시즌 2호골이었다.

이후 상주가 적극적인 반격을 했지만 제주의 수비진은 충분히 강력했다. 교체 투입된 김병오가 후반 15분 제주 수비를 허문 뒤 노마크 상태의 김태환에게 패스했지만, 김태환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날린 슛이 골대를 벗어났다. 상주의 가장 좋은 기회였다.

제주는 진성욱과 마그노를 차례로 빼고 멘디, 좌준협을 투입하며 체력을 안배했다. 여유 있는 제주와 달리 상주는 후반 초반에 황순민과 김병오를 투입한 뒤 임성택까지 넣으며 공격을 강화하려 애썼다. 그러나 만회골은 넣지 못했다.

최근 수비가 흔들리며 5경기 연속 실점했고, 이 기간 동안 1승 2무 2패에 그쳤던 제주는 모처럼 무실점과 함께 대승을 거뒀다. 원정 승리는 지난 5월 20일 대구전 이후 거의 두 달 만이다. 수비적인 이동수, 패스를 돌리며 경기를 조율하는 윤빛가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높은 공헌도를 보이는 이창민 혹은 문상윤의 조합이 전북전에 이어 잘 작동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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