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쟁의 문을 다시 열었다.

 

신 감독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4라운드 FC서울과 강원FC 경기를 관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31일과 다음달 5일 치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10차전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 26명을 뽑겠다고 말했다. 엔트리 23명보다 3명을 더 선발하겠다는 이야기다.

 

조기소집 효과 극대화, 조합 가능성 확대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와 단절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경제성’을 내세워 엔트리를 다 채우지 않았었다. 슈틸리케는 뛰지 못하는 선수를 배려했다고 했지만, 선발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문의 닫혔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슈틸리케가 실패한 이유로 경쟁 부재를 꼽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베스트11을 거의 바꾸지 않기 때문에 팀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는 더 열심히 할 이유를 잃고, 후보가 된 선수도 훈련 때 경쟁을 치열하게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팀 내 잡음이 커졌고, 팀은 그렇게 무력해졌다.

 

신 감독은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이제 다시 대표팀 문을 열었다’라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더 많은 선수를 불러들일수록 대표팀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대표팀을 꿈꾸는 선수도 늘어난다. 경쟁은 팀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신 감독은 무엇보다 이 힘을 모아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넘으려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 슈틸리케호는 경쟁이 지닌 중요성을 망각하면서 표류했다. 신태용호는 출항에 앞서 제대로 길을 잡았다. 전술과 조합은 그 다음 문제다. 신 감독은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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