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에서 선두를 달리는 경남FC가 5경기 무승 끝에 승리를 거뒀다. 2위 부산아이파크와 진검승부를 벌여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김종부 감독은 미드필더 최영준의 복귀를 거론했다.

경남은 15일 부산 원정에서 이겼다. 앞선 5경기에서 3무 2패에 그치며 부산에 많이 추격당한 처지였기 때문에 맞대결이 더 중요했다. 경남은 유일한 추격자 부산을 꺾고 승점차를 7점으로 벌릴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최영준의 유무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최영준은 지난 6월 24일 성남FC전부터 결장했다. 이날 1-1로 비겼다. 이후 두 경기에서 경남이 2연패를 당했다. 최영준이 없는 가운데 1무 2패로 부진했고, 복귀해 풀타임을 소화한 부산전에서 다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최영준이 세 경기를 거른 이유는 심한 장염이었다. “아마 회를 잘못 먹은 것 같아요.” 약 10일 동안 입원했고, 그 뒤로도 컨디션을 관리하느라 한 경기 더 걸러야 할 정도로 심했다. 체중이 5kg이나 빠진 상태에서 복귀한 최영준은 부산을 상대로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시작 25초 만에 원터치 스루 패스로 정원진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경남 전술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구분하지 않고 최영준과 정현철이 공수를 오간다. 정현철은 수비시 제공권과 공격시 결정력을 활용해 플레이하는 편이고, 최영준은 풍부한 활동량으로 미드필드 장악력을 높인다. 동계훈련부터 꾸준히 발을 맞춘 결과 이젠 말을 하지 않아도 플레이가 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김 감독은 "우리 팀 전술의 핵심은 투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말컹이 봉쇄당하더라도 팀 플레이가 살아나면 이길 수 있어요. 최영준이 돌아와서 팀 플레이가 살아났습니다"라고 말한다.

최영준은 ‘모든 프로 선수는 나보다 재능이 크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 대신 열심히 뛰는 것을 자신의 캐릭터로 삼았다. “모든 경기에서 양팀 선수를 통틀어 제가 제일 많이 뛴다는 자부심이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팀의 상승세를 발판 삼아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대단할 것 없는 수치지만, 최영준에겐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어느 때보다 좋은 경기력 때문인지 에이전트들에게 많은 연락이 온다고 했다.

최영준은 경남의 화려했던 2010년대 초반을 겪은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당시 경남은 윤빛가람, 윤일록, 김주영, 서상민 등 화려한 멤버를 지녔다. 선두권 돌풍을 일으켰던 2010년에 비해 성적은 8위로 떨어졌지만, 스타 선수가 많았다. 당시 최영준은 연봉 1,200만 원을 받는 연습생 신분이었지만 13경기를 소화하며 곧장 1군에 자리 잡았다. 윤빛가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눈에 띄지 않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최영준을 묘사했다.

2013년의 부진, 2014년의 강등을 겪은 최영준은 팀을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을 안고 안산무궁화(현 아산)에서 군 생활을 마친 뒤 돌아왔다. 올해 부주장이다.

군 생활을 제외하면 ‘원 클럽 맨’으로 뛰고 있는 최영준은 경남을 꼭 승격시키겠다는 각오가 강하다. “우린 빅 클럽이 아니지만, 돈 없는 구단이지만, 제게 기회를 준 팀을 꼭 승격시키고 싶어요. 제가 주전이 아니더라도 팀은 승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어요.”

사진= 경남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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