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신욱이 시즌 두 번째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점점 강력해지는 김신욱의 킥은 전북현대의 무기이기에 앞서 김신욱 자신이 갖춘 경쟁력이다.

16일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1라운드를 치른 전북은 상주상무에 3-1로 승리하고 선두를 지켰다. 로페즈가 부상에서 복귀해 선발로 투입되기 시작한 뒤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고 에델, 김신욱이 골을 보탰다. 상주는 김남춘의 한 골에 그쳤다.

가장 놀라운 장면이 후반 34분 김신욱의 발에서 나왔다. 프리킥 상황에서 에두와 김신욱이 공 앞에 섰다. 키커는 김신욱이었다. 수비벽을 살짝 넘겨 아래로 떨어지도록 감아찬 킥은 프리킥의 정석에 가까웠다. 허를 찔린 오승훈 골키퍼는 제대로 막지 못했다.

김신욱의 시즌 2호 프리킥 득점이다. 김신욱은 지난 8일 울산을 상대로 프리킥 골을 넣었다. 당시 득점이 생애 2호, 이번 상주전 골이 생애 3호 프리킥이다. 앞선 8시즌 동안 단 1회 넣었던 프리킥을 올해는 두 개나 넣었다.

상주전 골은 울산전 골보다 더 뜻밖이었다. 김신욱은 울산전 당시 직선으로 날아가는 낮고 빠른 슛으로 득점했다. 큰 체구와 긴 다리에서 나오는 김신욱의 묵직한 슈팅은 정평이 나 있다. 직사포 프리킥은 김신욱이 충분히 도전할 만한 분야였다. 반면 상주전에서 넣은 기술적이고 정교한 프리킥은 오래 수련한 선수처럼 정확했다.

김신욱은 프리킥을 새 무기 삼아 시즌 9호골에 도달했다. 연습벌레로 잘 알려진 김신욱의 새로운 무기다. 보통 프리킥은 발목이 유연한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알려졌고, 김신욱은 발목 유연성이 약점으로 지적돼 온 선수다. 그러나 정확한 킥을 통해 스핀을 먹인 프리킥을 멋지게 성공시킬 수 있었다.

한 시즌에 두 개 이상의 프리킥을 넣는 건 엘리트 키커의 지표다. 현재 K리그 최고 프리키커 중 하나인 윤빛가람도 국내에선 한 시즌에 두 개를 넣은 적이 없다. 김신욱의 현재 프리킥 기록이 그저 우발적인 사건일 있지만, 계속 위협적인 키커로 남을 경우 본인과 전북에 큰 무기가 된다.

대표팀에서도 김신욱의 킥은 옵션으로 쓰일 수 있다. 김신욱은 196cm 신장에서 나오는 강력한 제공권이 있기 때문에 선발뿐 아니라 교체로도 늘 가치가 큰 선수다. 경기 막판에는 장신 공격수와 강력한 프리키커가 모두 필요하다. 김신욱이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면 대표팀은 공격 옵션이 늘어난다.

네덜란드에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명성을 날렸던 프리키커 피에르 판호이동크와 비슷한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판호이동크는 빅 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해고 스코틀랜드, 포르투갈, 네덜란드, 터키 등 변방 리그에서 주로 활약했기 때문에 동시대에 주전이었던 파트릭 클루이베르트, 로이 마카이, 뤼트 판니스텔로이 등의 입지를 넘지 못했다. 대신 교체 멤버로는 늘 훌륭했다. 193cm 장신에 프리킥을 겸비한 독특한 스타일이었다. 네덜란드는 판호이동크로 제공권과 프리킥을 동시에 강화하는 일거양득의 교체 효과를 보곤 했다.

김신욱의 프리킥을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김신욱은 노력의 증거를 보여줬고, 대표팀 명단을 구상 중인 신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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