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연고지 이전 논란으로 팬들의 항의를 받는 가운데, 장석수 대표이사는 “연고이전을 추진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최근 제주가 경기도 용인시 등으로 연고지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용인에 건설 중인 종합운동장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프로 스포츠팀 유치가 추진됐고, 그 대상이 제주라는 것이다. 제주 팬들은 16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 경기 동안 ‘응원 보이콧’을 통해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2005년 경기도 부천시에서 제주도로 연고지를 옮긴 제주의 전례도 도마에 올랐다.

장 대표이사는 17일 ‘풋볼리스트’와 가진 통화에서 “우린 어떤 액션도 한 적이 없다”며 의혹에 반박했다. “용인, 이천 등 축구단을 유치하고픈 지자체가 우릴 검토 대상으로 놓고 분석했을 순 있다. 우리가 먼저 움직인 적은 없다. 1년 반 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나서서 해명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는 장 대표이사는 “내년 1월 31일에 현 연고계약이 만료된다. 그러나 전세 계약처럼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해지되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 중 이전이나 해지 의사를 밝히는 쪽이 없으면 그대로 계약이 연장된다. 우린 가만히 있기만 하면 제주도에 남게 된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여름에 성적이 떨어지곤 하는데, 기사와 소문으로 팬들까지 흔들리고 있어 당혹스럽다. 유료화 때문에 관중이 격감한 가운데 논란거리까지 생겨 안타깝다”는 것이 장 대표이사의 말이다. 제주는 16일 경기에 5,198명이 입장한 가운데 1-2로 패배했다.

장 대표이사는 “시즌이 10월 말에 끝나면, 계약 만료까지 3개월이 남아있다. 그때 가서 재계약에 대해 생각하려 했다. 제주도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연고지 여건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제주 월드컵경기장은 서귀포에 위치해 있다. 제주도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주시 중심가와 거리가 멀다. 도민구단이라지만 비교적 인구가 적은 서귀포 시민 위주로 경기장을 찾는 것이 현실이었다. ‘스몰 마켓’의 한계 때문에 다양한 마케팅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장 대표이사의 분석이다.

“우린 남고 싶지만, 제주도 측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 월드컵경기장은 30분 안에 접근 가능한 인구가 약 8만 명에 불과하다. 제주도민의 구단이지 서귀포시민의 구단이 아닌데, 도민 전체의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도 차원에서 우릴 도와주길 바라고 있다. 도가 적극 협조하는 유인책을 마련할 수도 있고, 더 장기적인 대책은 제주시의 접근성 좋은 곳에 적당한 규모의 전용구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재계약 협상을 통해 제주도와 더 적극적인 협조 관계를 맺고 싶다.”

장 대표이사는 “팬 프렌들리 구단으로 여러 차례 선정됐고 2014년엔 대통령 표창인 스포츠산업대상까지 받았다. 구단 차원에서는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경기장 위치의 한계 때문에 연고지 주민들을 불러 모으기 힘들다”고 했다.

제주는 최근 홈 관중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 각 관중이 어떤 교통수단으로 왔는지, 얼마나 걸렸는지, 성별과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을 자세하게 분석해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다. 재계약 협상 때 제주도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힐 근거도 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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