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1라운드 일정까지 진행된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은 개인 기록 경쟁도 뜨겁다. 조나탄(수원삼성), 자일(전남드래곤즈), 양동현(포항스틸러스)가 13골로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고, 염기훈(수원), 김영욱(전남), 윤일록(FC서울)이 7어시스트로 도움왕 자리를 두고 경합 중이다.

지난 9일 상주상무전을 통해 통산 200회 출장을 기록한 강원FC 미드필더 김승용은 올 시즌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탁월한 도우미다. 이 경기에서 올 시즌 다섯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승용은 현재까지 7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승용이 도움을 기록한 4경기에서 강원은 모두 승리했다.

‘풋볼리스트’와 인터뷰를 가진 김승용은 긴장과 기대를 놓치 않고 경기를 준비해온 것이 원동력이라고 했다. “초반에도 선발로 뛸 때도 있고 못 뛸 때가 있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선수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최윤겸 감독님은 경기 당일까지 선수들에게 (선발 출전 여부를) 말 해주지 않는다. 모두 긴장을 갖고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준비나 마음 가짐이 벤치로 시작해도, 똑같이 경기 나가는 것처럼 준비했고, 그래서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넣어주면 골, 도우면 승리, 효율적인 김승용

김승용을 ‘효율적인 도우미’라고 설명한 이유는 그의 도움이 승리로 직결되었다는 이유 때문 만은 아니다. 김승용은 도움 순위 상위권, 공격 포인트 순위 상위권에 든 선수들 가운데 출전 시간이 가장 적다. 총 18경기에 출전했으나 선발 출전은 9차례에 불과했다. 올 시즌 출전 시간이 888분에 불과하다. 

팀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근호와 문창진이 나란히 5골 3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근호는 227분당 1포인트, 문창진은 143분당 1포인트를 올렸다. 이근호는 20경기나 선발로 뛰었고, 문창진은 10회 선발 출전에 8회 교체 출전으로 1,146분을 뛰었다. 김승용은 훨씬 더 적은 시간을 뛰고도 이들에 필적하는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126분당 1포인트다.

도움왕 경쟁 선수들과 비교해도 김승용의 출전 시간당 공격 포인트 기록은 인상적이다. 염기훈은 21경기 출전(17선발)에서 1,637분을 뛰며 10개의 포인트를 올렸다. 163분당 1개다. 김영욱도 156분당 1포인트로 2골 7도움을 기록했고, 윤일록은 172분에 1개씩 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승용은 “벤치에 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움직이나 많이 보고 있다. 상대방 체력이 떨어졌을 때, 몇 분 안되지만 임팩트를 보여주자는 마음 갖고 있다 보니, 들어가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낸 것 같다”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시간당 포인트 기록에서 앞서는 선수들은 득점왕 경쟁 선수들이다. 수원 공격수 조나탄은 18경기를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1,499분간 13골 3도움을 올려 93분당 1개씩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치명적인 공격수다. 뒤를 잇는 선수가 전남 공격수 자일이다. 1,538분당 13골 2도움을 기록했다. 102분당 1포인트다. 

국내 선수 중에는 포항 공격수 양동현이 20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며 1,800분간 13골 2도움으로 120분당 1포인트를 올렸다. 김승용은 그 다음이다. K리그클래식에서 현재 다섯 번째로 효율적이다. 어시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 중에는 가장 순도가 높다.

그렇다고 김승용이 조커의 역할에만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라면 항상 경기에 더 많이 뛰고 경기장에서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결정권은 감독님이 갖고 계신다.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경기장에 보러 오시는 팬들을 위해서나, 저 자신을 위해서도 임팩트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기대가 늘고,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 들어가서 최대한 임팩트를 보여주기위해 준비하고 생각도 하고 이미지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제주유나이티드와 경기까지 나선 13경기 중 선발 출전이 4차례에 불과했던 김승용은 최근 선발 출전 비율이 늘었다. 최근 뛴 5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안정적으로 출전 시간을 확보하며 포인트도 늘었다. 7월 1일 대구전에 2도움, 9일 상주전에 1도움으로 최근 3경기 사이 3개 포인트를 기록했다. 그가 보여준 임팩트 덕분이다.

“시즌 초반에는 10개 정도를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지금은 그 이상으로 욕심을 내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욕심을 낸다고 되는 건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준비하다 보면 어시스트나 골이나 더 기록할 수 있을 것 이다. 항상 팀에 도움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골을 만드는 김승용

김승용의 장기는 정확한 크로스 패스다. 정지 상황에 강하다. 하지만 최근 올린 도움은 동료의 이동 동선에 맞춘 짧은 패스, 침투 패스, 커트백 등 패턴이 다양하다. 이동 상황에서 넣어주는 연계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김승용은 잘 준 것이 아니라 잘 넣은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특별히) 맞추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내 어시스트를 (문)창진이가 요즘에 많이 받아먹었다. (웃음) 창진이가 워낙 문전 침투가 좋다. 내가 끝까지 드리블을 하다가 창진이가 침투할 때 연결하는게 좋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 요즘에 창진이가 워낙 컨디션이 좋다.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의 크로스도 잘 받아먹더라. 동료의 움직임이 워낙 좋으니 난 잘 맞춰주기만 했다. 넣는 사람이 잘 넣어서 어시스트가 된 것 같다. 창진이나 근호랑 경기 전에 서로 어떻게 움직이자고 얘기하는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된다.”

최근 196센티미터의 장신 공격수 나니가 영입된 것은 김승용의 도움 능력을 더 활용할 수 있는 옵션으로 기대된다. 후반기 강원은 더 강해졌다. “나니 선수는 힘도 좋고 키도 있고 제공권이 있다. 아직은 시간이 부족하다. 이 친구와 발 맞춰보 시간이 없었다. 운동을 하면서 이 선수 장점 찾고 호흡 맞춰야 한다. (우리 팀에) 헤딩 좋은 선수가 많다. 내가 킥만 잘 올려놓으면 헤딩 잘하니 염려할 것 없다.”

시즌 10호 공격 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는 김승용은 20일 울산현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리그 2위 울산전은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목표로 삼는 강원에게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전반기 원정 경기에서 주도적인 경기를 하고도 패한 바 있어 설욕의 의지가 크다. 최근 전남, 인천 등을 상대로 연이어 비긴 것도 선수들의 의욕을 높여줬다.

“우리도 잡아야 한다는 생각했다. 지진 않았지만 승점 3점 가져오지 못해서 조금 선수들이 가라앉았다. 오늘 선수들끼리 미팅했다. 진 건 아니니까, 지금 날도 덥고 이걸 극복해서 다음 경기 잘 준비하자. 울산전에는 으샤으샤해서 꼭 승리하자고 얘기 많이 했다. 분위기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울산이 지금 시즌 초보다 확실히 경기력 좋아지고 경기 결과도 좋고 팀 순위도 2위다. 조직력이 상당히 좋다. 이번엔 우리 홈인만큼 울산을 이겨서 더 이상 승점 차 벌어지지 않게 쫓아가야 한다. 준비 잘 하겠다.”

강원은 올 시즌 목표로 내건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물론 3위 안에 드는 일은 쉽지 않다. ‘1강’ 전북을 비롯해 울산, 수원, 제주, 서울, 포항 등이 탄탄한 전력으로 경합 중이다. 강원은 후반기에도 가장 적극적인 영입으로 뒤지지 않는 전력을 구축했다. 후반기는 조직력 싸움이다.

“아직 한 라운드가 더 남아있다. 우리가 확실히 초반보다 좋아졌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됐다. 단단해지고 있다. 선수들 모두 목표를 이루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끝까지 한번 가보고 싶다. ACL을 향해 달려보고 싶다.”

사진=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