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7/2018 시즌을 준비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첼시와 재계약을 맺었다. 콘테 감독은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며 첼시에 두 시즌 더 머물게 된다.

콘테 감독은 2016/2017 EPL 우승이 확정적이던 지난 5월부터 “첼시에 오래 머물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때 경영진과의 갈등이 부각되기도 했으나 곧 잠잠해졌다. 결국 2위 토트넘홋스퍼를 승점 7점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재계약은 우승에 따른 보상이자 신뢰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콘테 감독은 “첼시와 새 계약을 맺어 기쁘다. 첫 해에 어마어마한 노력을 해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 자랑스럽다. 정상에 머무르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마리나 그라노프스카이아 디렉터는 “콘테 감독은 지난 시즌 성공을 거뒀다. 잉글랜드 축구에 빠르게 적응했고, 우승했다. 새 계약은 우리의 믿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계속 성공할 것이고, 다시 돌아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재계약의 의미는 크다. 첼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인수한 2003년 이후 10명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중 재계약을 맺은 건 주제 무리뉴 감독에 이어 콘테 감독이 두 번째다. 사실상 개국공신인 무리뉴 감독에 못지않은 기대를 받고 있다. 무리뉴는 2004년 부임 당시 3년 계약을 맺었고, 한 차례 재계약으로 네 번째 시즌을 보내던 도중 사임한 바 있다.

EPL은 수 년째 전국시대다. 기존 강호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 첼시에 맨체스터시티, 토트넘홋스퍼가 우승 후보로 합세했고 지난 시즌엔 레스터시티가 깜짝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럽 빅리그 중 가장 우승팀을 종잡을 수 없는 리그가 됐다. 스페인라리가의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독일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뮌헨, 이탈리아세리에A의 유벤투스 등 절대강자가 EPL엔 없다.

콘테 감독은 흔들리던 첼시를 앞선 전략과 강한 정신력으로 부활시킨 공을 인정받았다.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를 3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던 장점 그대로다. 그러나 연속 우승은 힘들다. 이탈리아보다 잉글랜드에서 더 거센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콘테 감독이 능력을 입증하려면 2017/2018시즌이 중요하다.

선수 보강에 투자할 자금이 풍부하다는 면에서는 첼시가 유벤투스보다 전력을 끌어올리기 수월하다. 그러나 첼시는 자금력에 비해 선수 영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 미드필더 티에무에 바카요코를 영입하며 팀을 강화하는 중이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 시즌은 과도기의 선수단으로 일군 우승이었다. 마음이 떠난 디에구 코스타를 대체할 최전방 공격수, 좌우 윙백은 반드시 보강해야 하는 포지션으로 꼽힌다. 로멜로 루카쿠 영입을 시도하다 맨유에 선수를 빼앗겼다. 유벤투스 레프트백 알렉스 산드루 영입은 무산되는 분위기다. 차선책으로 레알 라이트백 다닐루에게 접근하고 있다.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에서도 두 번째 시즌부터 전술이 경직되는 양상을 보였고, 이 점이 UCL에서 성공하지 못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콘테 감독 특유의 팀 장악 능력과 전술적인 청사진을 인정하면서 다양한 전략을 추가해 줄 코칭 스태프가 필요하다. 첼시는 재계약 직후에도 감독의 목을 날릴 수 있는 팀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