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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이끄는 손흥민, 스리백에서 자리 찾았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05.19 06:43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은 일단 경기에 출장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토트넘이 3-4-2-1 포메이션을 쓸 때도 경기에 나섰고, 활약했다는 건 손흥민에게 의미가 있다.

1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2016/201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에서 토트넘홋스퍼가 레스터시티를 6-1로 꺾었다. 손흥민은 77분 동안 활약하며 2골 1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선발 출장부터 약간 의외였다. 토트넘이 ‘플랜 A’인 4-2-3-1이 아니라 ‘플랜 B’인 3-4-2-1 포메이션을 썼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포백을 기반으로 2선 공격진 세 명을 쓸 때 손흥민은 윙어를 맡아 뛰어난 활약을 펼쳐 왔다. 반면 스리백을 기반으로 2선에 두 명만 기용할 때는 손흥민 대신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만 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토트넘은 시즌 중 스리백 실험을 조금씩 이어가며 최상의 조합을 구상했다. 스리백일 때 주전 라인업에 손흥민은 없었다. 1월에 첼시를 2-0으로 꺾은 경기에서 대표적으로 해리 케인, 알리, 에릭센이 공격을 맡았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후반 공격 강화 카드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스리백인데 손흥민이 선발인 경우는 주로 컵대회에서 약체를 상대할 때였다.

손흥민은 저돌적이고 득점력이 뛰어나지만 창의성 측면에선 알리, 에릭센보다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3-4-2-1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일종의 프리롤이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다가 공을 잡으면 창의적이어야 했다. 플레이 패턴이 비교적 단순한 손흥민에겐 맞지 않는 임무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레스터를 상대로 손흥민이 선발로 출장했다. 손흥민과 알리가 케인을 받치고, 에릭센이 벤치로 물러났다.

손흥민은 어설프게 2선에 치중해 뛰지 않고, 알리보다 더 전진한 역할을 맡으며 자기 방식대로 포지션을 소화했다. 손흥민의 평균 위치는 케인보다도 앞쪽이었다. 케인이 주로 왼쪽에서 프리롤에 가깝게 뛰는 동안 손흥민은 오른쪽을 활동 영역으로 삼아 둘이 겹치지 않게 했다. 알리는 약간 뒤쪽에서 두 선수를 지원했다.

세 선수는 레스터 수비를 완전히 압도했다. 케인 혼자 무려 10회나 슈팅을 날렸고 손흥민이 5회, 알리가 4회였다. 세 선수의 슛은 어지간한 팀 전체의 한 경기 숫자를 넘는 19회였다. 그중 10개가 유효슈팅이고 6개나 골로 이어지며 생산성도 높았다.

알리는 토트넘의 패스 플레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총 패스 횟수가 팀내 3위인 55회였다. 손흥민이 단 20회, 케인이 단 16회인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 높은 수치였다.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 케인만 빼고 다들 29회가 넘는 패스를 돌렸다. 사실상 알리는 미드필더, 손흥민은 공격수 같은 역할을 맡았다. 자연스럽게 3-5-2와 같은 성격이 팀에 더해진 것도 손흥민의 역할 문제가 해소된 원인 중 하나였다. 손흥민이 공격 지역으로 투입한 패스만 보면 전체 5위(10회)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특히 알리의 패스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가 손흥민이었고, 그 중엔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전진 패스를 이끌어낸 비중이 높았다. 알리의 전진 패스가 케인에겐 하나도 가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케인은 공격수면서도 비교적 후방에서 폭넓게 움직이는 편이다. 대신 손흥민이 공격의 속도를 높이며 전방으로 뛰쳐나가는 기능을 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손흥민은 동료들과 서로 이해를 더 높였고, 이젠 스리백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팀에 보탤 수 있게 됐다. 물론 가장 큰 장점은 경기력이 아닌 득점력이다. 다음 시즌 선수 구성이 어떻게 바뀌든,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는다면 다양한 전술에서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이날 손흥민은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이 독일분데스리가에서 넣은 시즌 20골을 넘어 21골을 기록했다. 기록과 함께 손흥민의 다음 시즌 전망에도 의의가 있는 경기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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