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픗볼리스트=전주] 한준 기자= 새로운 규정이 도입되면 행동 양식도 달라져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 하루 전(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비피오판독시스템(VAR, Video Assistant Refrees) 관련 기자 회견을 열어 비디오레프리(VAR)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참가하는 심판과 선수들이 VAR 시대에 신경 써야 하는 점에 대해 힌트도 전했다. 

VAR은 득점과 관련한 상황, 페널티킥, 퇴장 등 중요한 상황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가장 민감한 부분은 득점 상황 중에서도 오프사이드에 관한 부분이다. 인간의 신체 능력상 오심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득점과 관련한 상황의 오심을 피하기 위해 VAR이 적용되는 만큼 오프사이드 판정과 관련해서도 VAR이 개입한다.

마시모 부사카 FIFA 심판팀장은 “오프사이드 판정이 가장 많이 회자되는 주제이고, 가장 첨예하다. 많은 요소가 작용해 판정이 애매하다”며 VAR의 힘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했다. “나도 심판을 하던 시절 가장 어려웠다. 50미터 거리에서 공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또 다른 눈이 정확하게 가까이 있는 수비수가 몇 센티미터 차이에 있었는지를 판정하기가 어렵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요하네스 홀츠뮐러 FIFA 기술혁신팀장이 설명했다. “VAR 기술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설정하고, 카메라 앵글을 활용해 정확하게 판정하도록 한다. 방송 중계 카메라 각도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프사이드 상황 판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카메라의 각도다. VAR 판정 과정에는 두 명의 국제심판이 입회하는데, 이들 뿐 아니라 실제 카메라를 조정하는 오퍼레이터의 역할도 중요하다. 

FIFA는 2015년부터 VAR을 시험 적용하고 있다. 부사카 심판 팀장은 그동안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는 부심에 대한 요구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오프사이드 판정은 주심보다 부심의 영향력이 크다. 부심이 사이드 라인에서 파악한 뒤 깃발을 들면 이를 확인하고 부심이 휘슬을 분다. 수비하는 선수들은 부심이 깃발을 들면 휘슬이 울리기 전에 손을 들고 플레이를 멈추는 경향이 있다. VAR 시대에 이런 행동은 피해야 한다.

“몇 주전 파리에서 스페인과 프랑스의 A매치 경기가 있었다.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해 VAR이 적용됐다. 두 번의 상황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오프사이드로 골을 인정하지 않았고, 두 번째는 부심이 깃발을 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주심은 깃발을 보고도 1초 정도 늦게 휘슬을 불었다. 그래서 골이 되었을 때 취소하지 않았다.”

오프사이드를 알리는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도 플레이를 속행해야 한다. 오심 가능성을 염두하고 그대로 진행해 득점을 해야 한다. 오프사이드였을 경우 득점은 취소된다.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면 인정된다. 깃발을 보고 플레이를 멈추면 오프사이드가 오심이라도 득점 기회를 잃게 된다. 주심은 앞으로 애매한 상황이 되면 부심이 깃발을 들어도 플레이를 멈춰선 안되고, 선수들 역시 플레이의 마무리 과정까지 집중해야 한다. 

“부심의 깃발에 헷갈리거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플레이를 이어가야 한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에 대해 심판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부카사 심판팀장은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해선 “부심의 희생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의심이 들수 있는 상황이라면 VAR 판독이 진행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부카사 심판팀장은 “VAR 기술 도입이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선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의지를 갖고 있다.”

VAR 도입에 대한 우려는 경기 흐름을 끊는다는 것이다. 홀츠뮐러 기술혁신팀장은 “월드컵의 평균 실제 경기 시간이 57분 정도다. 30여분 이상 흘려보내는 것”이라면서 “일본에서 열린 클럽월드컵에선 1분 30초 가량 걸렸다. 시간 지연이 있겠지만 적응기를 거치면 판정당 10초에서 15초 정도만 걸릴 것”이라고 했다. 

부사카 심판팀장은 경기 흐름에 주는 지장보다 명백한 오심이 끼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분명한 실수가 발생할 때만 적용할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오심은 몇 초만 지나면 잊혀진다. 하지만 결정적인 오판은 역사에 남는다. 특히 큰 대회에선 시간이 더 낭비되더라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이다. 물론, 우리는 아름다운 경기에 대해 최소한의 간섭만 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모든 판정에 VAR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주심의 판단에 따라 VAR 판독을 참고하는 것이다. 부카사 심판팀장은 “주심이 VAR을 사용하지 않아도 비판해선 안된다. 촤종 결정권자는 주심이고, VAR은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할 뿐”이라고 했다.

VAR을 통해 정정되는 판정은 전광판을 통해 관중들에게도 보여진다. 심판은 경기 중 VAR을 통해 논란이 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듣고 판정을 내릴 수 있고, 혹은 직접 리플레이를 보고 싶다고 요청해 전광판을 통해 확인하고 판정을 최종 결정할 수 있다. VAR 도입은 오심에 대한 의심을 사라지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픗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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