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아르헨티나가 아껴뒀던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경기를 단 17분 소화하고 퇴장 당했다. 비디오 판독의 결과였다.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1차전에서 잉글랜드가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꺾었다. 전반전에 아르헨티나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반면 잉글랜드는 전반 38분과 후반 7분에 간결한 공격으로 골을 넣어 실리를 챙겼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골까지 추가해 잉글랜드가 완승을 거뒀다.

역전을 위해 공격 숫자를 늘리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15분 마르티네스를 투입했다. 자국 리그 1부 구단 라싱클럽에서 주전급 공격수로 활약 중인 마르티네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 받은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다. 한국으로 오기 전 베트남 전지훈련에서 얼굴을 다쳐 마스크를 쓴 채 워밍업을 했다. 위기를 맞은 팀을 구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후반 32분, 빈센트 유엔 주심이 손으로 허공에 네모를 그렸다. 이번 대회에서 전면 도입된 비디오 판독을 활용하겠다는 수신호였다. 경기장 가장자리의 모니터로 달려간 주심은 조금 전 경합 상황에서 마르티네스가 잉글랜드 수비수 피카오 토모리를 가격하는 장면을 다시 확인했다. 마르티네스가 오른쪽 팔꿈치를 뒤로 휘둘러 토모리의 얼굴을 쳤다.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간 주심은 마르티네스를 불러내 비디오를 보고 왔다고 전달한 뒤 레드카드를 꺼냈다. 마르티네스가 경기장에 들어선지 17분 만에 퇴장당하는 순간이었다. 마르티네스는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로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대기심에게 잠깐 항의했지만 클라우디오 우베다 감독이 도닥거리자 물러났다.

후반 43분 코너킥 공격 중에 밀톤 발렌수엘라가 루이스 쿡에게 얼굴을 맞자, 아르헨티나 벤치에 있던 후보 선수들이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 ‘잉글랜드 선수도 비디오 판독으로 징계해 달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가 잘 풀렸다면 마르티네스는 이날 휴식을 취한 뒤 사흘 뒤 열리는 한국전에 출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퇴장으로 인해 한국전까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를 피하는 행운을 잡았다.

비디오 판독은 오프사이드와 주심 시야 밖에서 일어난 반칙 상황을 포착하는데 주로 쓰인다. 이날 유엔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 영향은 A조 판세 전체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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