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픗볼리스트=전주] 한준 기자= “우리 팀은 분명 ‘공격 앞으로’로 나갈 것이다. 기니도 같이 공격적으로 나오면 좋은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의 두 마리 토끼를 추구하는 지도자다. 기니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1차전 경기를 하루 앞두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철학을 과감하게 밝혔다.

“어, 한국 팀이 언제 저런 경기 내용을 세계 대회에서 보여줬지? 놀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리우)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지만, 독일과 멕시코 등 세계적인 팀들을 만나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 U-20 대표팀은 홈에서 하니까 더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그런 것을 세계 축구에 어필하고 싶다.”

#신태용식 공격 축구, 측면을 지배해야 주도권 잡는다

신 감독은 수비 보다 공격을 더 많이 준비했다. 세트피스 수비에 대한 문제도 지적 받았지만, 세트피스 공격 전술을 더 많이 준비했다. 실점하더라도 더 많이 넣어 이기겠다는 생각이다.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고, 풀백에 측면 공격을 맡기는 신 감독은 상대 지역을 지배하는 축구를 한다. 한국에서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추구하는 ‘지배 축구’의 철학을 계승하는 몇 안되는 인물이다.

신 감독의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돌려치기’다. 3~4명의 선수드리 논스톱으로 공을 전진시키며 공간을 습격하며 슈팅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풀백이 전진하고,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좁혀 다양한 패스 코스를 만든 뒤, 상대 마크에서 벗어나 침투하는 선수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만난 이브라히마 디알로 기니뉴스 기자에 따르면 기니 U-20 대표팀의 스타일도 공격적이다.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다.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하는 스타일이다.” 

2년 전 ‘FIFA U-17 월드컵 칠레 2015’ 대회를 경험한 선수들 역시 기니의 개인 능력이 출중하며, 공격적인 성향이었다고 기억한다. 주장 이상민은 “무차별 슈팅을 시도한다. 스피드가 빨라 배후 공간을 파고든다. 라인을 뒤로 내려서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년 전 대회에 참가한 기니 선수는 7명 뿐이다. 당시보다 성장한 선수도 있고, 새롭게 등장한 선수도 있다. 하지만 신체적 특성은 여전하다. 칠레에서 기니를 겪었던 한 선수는 기니 선수들의 다리가 길어서 공격 전개 시 태클에 걸리는 일이 빈번했다고 했다. 

기니의 긴 다리는 U-20 대표팀의 돌려치기를 차단할 수 있다. 그리고 나면 전진한 풀백의 뒷공간을 노릴 것이다. 결국 주도권 싸움의 요충지는 측면이다. 한국이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선 기니의 측면 공격수들이 뒤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 풀백을 높여 공을 지배하면 기니 측면 공격수들은 전방에서 고립되거나, 후방에서 무력해진다.

#측면 강한 기니, 한국의 약점을 노릴 강점 있다

반면 기니 측면 공격수들의 기세가 오르면 한국의 풀백이 전진하지 못한다. 이 경우 돌려치기를 위한 패스 코스 만들기에 제한이 생긴다. U-20 대표팀은 이승우와 백승호를 측면 공격수로 배치하는데, 이들을 가짜 윙어나 중앙 미드필더, 처진 공격수 자리로 들어와 득점 과정에 관여하게 한다. 풀백이 올라오지 못하면 두 선수가 측면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원톱 조영욱이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은 경기를 지배해야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수비진도 빌드업 능력을 중시하고, 배후 공간을 비워두는 스타일이다. 수비는 분명 U-20 대표팀의 약점이다. 신 감독은 “전주로 내려오면서 박종환 전 감독님과 통화했다. 수비가 우려라며 그것만 보완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작전 지시도 해주셨다”고 했다.

기니는 한국의 전력을 분석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한국도 기니의 최근 스타일을 모른다. 신 감독도 “잠비아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 힘과 스피드, 세트피스 공격력이 뛰어나다”고 했지만 “최근 경기를 보지 못해 평가하기 섣부르다”고 했다. 

기니의 최근 경기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유벤투스 소속 미드필더 오마르 투레는 아프리카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신 감독이 분석한 비디오 자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기니는 모로코에서 클럽팀과 친선 경기로 최종 담금질을 하고 한국에 왔다. 개최국 한국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니는 아시아 전지훈련 없이 16일 내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20일 저녁 8시에 뚜껑을 열어봐야 할 수 있다. 포르투갈 클럽 아로카에서 뛰는 기니 미드필더 아슬리 수마는 “우리의 강점은 내일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신 감독이 만든 팀의 강점은 자신감이지만, 방심은 개최국 한국의 가장 큰 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