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한준 기자=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과 공격수 이승우는 거침 없고 당당하다. 공격축구를 지향하고,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경기장 위에서나 인터뷰 현장에서 환영 받는 이들이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열리는 현장에서도 이들의 열정은 여전하다. 하지만 선을 넘지 않았다. 자신만만한 언사도 톤을 낮췄고, 경기 중 흥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했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기니와 경기를 하루 앞둔 기자회견 당시 예상 스코어를 묻는 질문에 “집중력을 위해서라도 그런 행동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기니전 3-0 승리 이후 인터뷰에서도 자중했다. VAR 판독으로 무효 판정을 받은 전반 추가 시간 조영욱의 득점에 대한 질문에 정답을 말했다.
“상당히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다. 두 번째 골을 넣었다고 모든 선수들이 환호하고 벤치에서도 좋아했다. 1센티미터 정도 나갔더라. 허무했다. 그렇지만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야 말로 스포츠맨십에 어긋나지 않는 좋은 예다.”
신 감독은 정당한 판정으로 취소된 골이기에 아쉬운 마음이 있어도 받아들이는 게 옳다고 지지했다.
기분 좋은 완승에도 냉정하게 보완해야할 점을 짚기도 했다. “보이지 않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쉬운 패스 미스를 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더 세밀했다면 훨씬 더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과욕이라고 해야 할까, 경기에 너무 치우쳐 템포 조절을 하지 못해 패스 미스를 한 것이 눈에 보였다.”
신 감독의 말처럼 의욕도 열정도 과유불급이다. 자신감이 자만이 되어선 안되고, 재미를 주기 이한 솔직함이 예의 범위를 벗어나서도 안된다. 신태용호는 이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잘 자리를 잡고 있다.
상대팀을 도발할 수 있는,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출사표를 말하던 공격수 이승우도 최근 인터뷰는 신중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경기장 위에선 거침없지만, 인터뷰장에선 한 없이 겸손하다. 2차전 상대 아르헨티나에 대해서도 호평 위주로 이야기했다.
“아르헨티나는 아시다시피 남미 최강 팀이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내 생각대로 잘하고, 개인기도 좋고 잘한다. 우리가 누구를 얕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취재진이 이전의 패기 넘치던 발언이 사라진 것에 대해 묻자 “지금은...”이라며 살짝 웃었다.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중하고 다스리고 있는 것이다.
이승우는 기니와 경기 중 공중볼 경합 및 몸싸움 상황에서 여러번 기니 선수들의 팔꿈치 공격을 당했다. 항의는 했지만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다. 경기 중 평정심을 잃을 정도로 흥분하지도 않았다. 이승우는 해당 상황에 대한 질문에 “축구의 일부이고, 경기장 안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내가 참아야 한다”고 했다.
VAR 판독으로 골이 취소된 장면에 대해서도 “오히려 더 힘이 났다. 골이 취소되어서 우리가 방심하지 않고 긴장감을 갖고 90분 내내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승화시켰다. 피지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선 “전에 말씀드린 대로 전혀 문제를 느낀 적 없다. 그만큼 나도 노력했기 때문에 밀리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신 감독과 이승우 모두 오버하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는 적정선을 잘 알고 있다. 이 균형이 경기장 안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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