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리버풀(영국)] 리버풀이 다시 ‘별들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에 안착했다. 지난 2014/2015 시즌 이후 꾸준히 이어진 투자와 과감한 선수단 개혁을 통해 다시 최고의 무대에 섰다. 팀을 이끈 위르겐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 2년차를 맞이해 팬들이 원하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시즌이 종료된 직후 리버풀은 2017/2017 시즌을 향한 준비에 돌입했다. 

#자력으로 달성한 ‘별들의 무대’
리버풀은 37라운드까지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4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5위 아스널과 승점차가 1점에 불과했다. 골득실 역시 2점이었다. 근소하게 앞섰기에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다. 이미 강등이 확정된 미들즈브러와 맞붙었지만 막판 저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경쟁한 아스널은 7위 에버턴과 맞붙었기에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다. 리버풀은 올 시즌 10위권 이상 팀들과의 경기에서 11승 8무 1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10위권 밖의 팀들을 상대로 12승 2무 5패를 기록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미들즈브러 역시 결코 얕잡아보지 말아야 할 상대였다. 아스널은 에버턴을 3-1로 제압했다. 리버풀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미들즈브러는 예상대로 수비를 탄탄히 한 후 날카로운 역습으로 리버풀을 공략했다. 랄라나, 쿠니뉴 그리고 베이날둠이 닥점포를 가동하며 3-0 완승을 거뒀다. 리버풀의 최종 성적은 22승 10무 6패 승점 76점이다. 첼시, 토트넘, 맨체스터시티에 이어 4위를 기록하게 됐다. 클롭 감독이 약속한 최고의 무대에 다시 오르게 됐다.

#클롭의 2년차, ‘성공적’

클롭 감독은 2015년 브랜던 로저스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 받은 젊은 감독이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프리미어리그 무대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많은 경기 수와 독일과 다른 축구의 토양이 험난한 미래를 내다보게 했다. 하지마 클롭 감독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많은 활동량과 전방 압박에 중점을 둔 클롭 감독의 전술은 ‘헤비메탈 축구’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올 시즌 풍파를 겪었다. 스터리지는 11라운드부터 벤치를 전전했고, 쿠티뉴, 마네, 랄라나, 헨더슨 등이 번갈아가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클롭 감독은 주요 자원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전술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지만, 클롭은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오리기, 피르미누, 레이바, 바이날둠 등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 클롭 감독은 “결코 1년이 더 필요하다는 변명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결국 클롭 감독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졌다. 최종전에서 미들즈브러를 꺾고 그는 “핵심 선수들이 다수 빠진 상황에서 시즌의 절반을 보낸 것 같다”며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은 대단한 성과다. 동시에 맨유와 아스널보다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다음 시즌을 착실히 준비하겠다”며 자신과 선수단이 함께 만든 성과를 평가했다.

#레전드가 함께한 리버풀의 부활 그리고 조언

미들즈브러와의 경기가 펼쳐지던 날, 안필드에는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응원하기 위해 많은 레전드들이 응원에 나섰다. 이안 러시, 로이 에반스, 블라드미르 스미체르, 패트릭 베르게르, 앨런 케네디, 존 알더리지 등 리버풀의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들이 초대됐다. 대부분 현역 시절 유러피언컵 우승을 경험한 당사자들이다. 레전드들은 경기를 관전한 후 팀의 메인스폰서인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과 함께 국제 아마추어 풋살대회 ‘스탠다드차타드 트로피컵 2017’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풋볼리스트’와 마난 레전드들은 “리버풀이 목표를 달성했다”며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고 입을 모았다. 리버풀의 최고 레전드인 러시는 “챔피언스리그라는 결과가 감독과 선수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며 “최고의 무대를 뛰는 만큼, 리버풀이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고 했다. 물론 도전의 이면에는 위기도 공존한다. 리버풀에서 선수와 감독을 경험한 에반스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했기에 여름이적시장에 소비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달라질 것이다. 클롭 감독이 풍요롭고 슬기롭게 선수 영입을 진행한다면, 단기적으로 다음 시즌 뿐만 아니라 장기적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들과 구단 모두 너무 급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챔피언스리그 복귀와 별도로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매년 가지고 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출한 스미체르는 클롭 감독에게 조금 더 현실적 조언을 건냈다. 그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욱 냉정한 판단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며 “선수들과 감독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시즌이지만, 모두들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만큼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시즌 종료와 동시애 새 시즌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끝난 후 레전드들은 구단 경영진과 클롭 감독을 만나 따뜻한 격려의 말로 강한 신뢰와 지원을 약속했다.

#창단 125주년, 팬들과 함께 맞이하는 밝은 미래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확정한 순간, 안필드는 뜨거운 용광로로 변했다. 경기 후 코칭스테프와 선수단 그리고 선수들의 가족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한 시즌 동안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5만여 관중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팬들의 화두는 올 시즌에 대한 소회가 아닌 새 시즌에 대한 기대였다. 단순히 챔피언스리그 복귀가 희망의 키워드는 아니었다. 리버풀의 도약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리버풀은 새 시즌 창단 125주년을 맞이한다.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해 클럽의 백년대계를 이끌 유소년 체계를 정비했고. 팬들과의 소통의 창구도 넓혔다. 리버풀은 경기장 메인 스탠드 증축을 완료해 기존 4만여 관중을 5만여 명으로 늘렸다. 동시에 경기장 내 호스피탈리티 시설을 확충해 활용도와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선수단 지원 스태프가 아닌, 마케팅, 경영 인력도 대폭 증강했다. 현재 리버풀의 상시 근무 인원은 5백여 명에 이른다. 물론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전세계 팬들도 바라본다. 이미 지난 시즌 홍콩 등지에서 글로벌 팬 이벤트 ‘LFC 월드’가 펼쳐졌고, 오는 10월에는 한국에서 펼쳐진다. 리버풀 뿐만 아니라 스탠다드차타드 등 파트너와 함께 풍성한 컨텐츠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팬 기반의 확충은 단기적으로 이적시장 투입에 필요한 자금으로 이어지지만, 장기적 방점은 미래에 있다. 언젠가 리버풀이 다시 잠시 주춤하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수백 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속가능한 힘을 마련하는 것이다. 빌 샹클리 감독의 “우리의 목표는 리버풀을 응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것이다, 축구에도 신성한 삼위일체가 있다. 선수, 감독 그리고 팬들이다”는 명언처럼, 변함없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리버풀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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