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선수들이 템포 조절을 잘 하지 못했다. 패스 미스가 눈에 보여 아쉬웠다. 마무리 패스나 쉬운 패스에 대한 실수를 줄이면 아르헨티나전은 훨씬 더 재미있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기분 좋은 3-0 완승을 거둔 기니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1차전 경기를 마치고, 더 정밀한 플레이를 요구했다. 신 감독은 공을 소유하고, 상대 지역을 지배하는 공격 축구를 추구한다. 기니가 선 굵은 공격을 했다면, 아르헨티나는 같은 철학을 갖고 싸운다. U-20 대표팀 입장에선 ‘공격적인 축구로 세계 대회에서 결과를 내겠다’는 도전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경기다.

1차전 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0-3 완패라는 결과에도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이 보인 패스 기록은 인상적이다. 축구통계분석회사 팀트웰브의 자체 프로그램 ‘빌드업6’의 분석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전에 주로 상대 핵심 공간(27%)을 노리는 빌드업 방식을 시도했다. 롱폴 플레이는 전체 빌드업 98회 시도 중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짧은 패스로 경기를 만들어간 아르헨티나의 패스 성공률은 83.4%로, 기니전에 한국이 기록한 80.2%보다 높다. 아르헨티나는 388회 패스를 성공했고, 77회 실패했는데, 한국은 312회 성공하고 77회 실패했다. 전체 패스 영역을 살펴보면 아르헨티나는 상대 지역에서 시도한 패스가 많다. 반면 한국이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 것은 대부분 우리 수비 진영이었다.

공격 지역에서는 아르헨티나가 73.8% 정확성을 보인 반면, 한국은 68.4%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공격적 패스의 정확성이 75.5%에 달했다. 스루패스와 침투패스 기록헤서 37회 성공하고 12회 실패했다. 한국의 공격적 패스 성공률은 41.7%로 크게 떨어진다. 15회 성공했고, 21회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공격 지역에서 연속된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도 우수했다. 3~$회 이상 연결된 패스가 6번이나 있었고, 5~6회 연결된 패스가 4회, 7~8회 연결한 경우도 2번 있었고, 10회동안 끊이지 않고 패스 연결이 이어진 플레이도 한 차례 있었다. 한국은 3~4회 연결을 5번, 5~6회 연결을 2번 한 것이 최다였다. 

아르헨티나의 빌드업 과정에는 척추가 되는 선수들이 있다. 센터백 포이트는 후방 빌드업의 기점이다.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한국은 100% 수치를 기록한 선발 출전 선수가 없었다. 주장 아스카시바르도 92.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64회로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하며 남긴 성공률이다. 24회 빌드업을 전개한 공격형 미드필더 팔라시오스도 주목해야 한다. 

아르헨티나가 빌드업 측면에서 아주 좋은 경기를 하고도 결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마무리 파괴력 부족 때문이다. 슈팅 정확성이 26.3%에 불과했다. 유효 슈팅은 5번뿐이었다. 실패한 슈팅이 14회다. 하지만 상당수 슈팅을 페널티 에어리어 근방의 위험 지역까지 진입해 시도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문전 우측에서 시도한 헤더는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클라우디오 우베다 감독은 “결정력이 부족했던 것은 시차나 한국의 환경 때문이 아니다. 플레이의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서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 마무리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그 부분을 강화하겠다”며 한국전까지 보완하겠다고 했다.

아르헨티나가 부적했던 또 하나는 크로스 정확성이다. 21번 시도해 1번 성공했다. 4.8%의 저조한 성공률이다. 한국은 슈팅 정확성이 57.1%로 높았다. 유효슈팅을 4번 기록했고, 이 중 세 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실패한 슈팅은 세 차례였다. 신 감독의 말처럼 중앙 지역의 패스 정확성을 높이면 마무리 파괴력이 더 살아날 수 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서로 보완할 과제가 다르다. 23일 저녁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경기에서 누가 더 숙제를 잘 해결했는지가 승자를 결정할 것이다. 

사진=풋볼리스트
그래픽=축구통계분석업체 팀트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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