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벤투스의 선수 영입은 마감 세일을 잘 활용하는 살림의 달인을 연상시킨다. 이탈리아세리에A 6연속 우승의 핵심 멤버들이 헐값에 가까운 금액으로 영입됐다.

유벤투스는 21일(한국시간) 크로토네를 3-0으로 꺾고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일정이 한 라운드 남은 가운데 우승을 확정했다. 2011/2012시즌부터 6회 연속으로 우승했다. 이 부문 신기록이다.

유벤투스의 완벽한 리빌딩은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로 영입한 선수들이 매해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1년 1월 단돈 30만 유로(약 4억 원)에 영입한 안드레아 바르찰리는 그때 이미 30세였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최고 수준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 스위퍼인 레오나르도 보누치, 레프트백과 센터백을 겸할 수 있는 조르조 키엘리니에 바르찰리가 합류하며 유벤투스의 수비진이 완성됐다. 미드필드와 공격진에서 계속 선수가 바뀌는 와중에도 탄탄한 수비가 팀의 경쟁력을 유지시켰다.

 

유벤투스가 ‘파격 세일’로 영입한 선수들 (이적료 1,000만 유로 이하)

2010/2011 : 안드레아 바르찰리(30만)

2011/2012 : 스테판 리히슈타이너(1000만), 안드레아 피를로(자유계약)

2012/2013 : 폴 포그바(자유계약)

2013/2014 : 카를로스 테베스(900만), 페르난도 요렌테(자유계약)

2014/2015 : 파트리스 에브라(190만), 다니엘레 루가니(500만)

2015/2016 : 자미 케디라(자유계약)

2016/2017 : 다니 아우베스(자유계약), 후안 콰드라도(임대)

유소년팀 출신 :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1만 유로는 약 1,250만 원

 

특히 미드필드 구성이 가장 저렴했다. 2015년 여름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까지 갔던 ‘MVPP’ 4인방 중 마르키시오, 피를로, 포그바가 모두 이적료 없이 보유한 선수들이었다. 아르투로 비달도 1,250만 유로라는 비교적 낮은 액수에 영입했다가 2015년 여름 바이에른뮌헨으로 3,700만 유로에 내보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다른 팀에서 찬밥 신세가 된 선수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도 유벤투스의 특징이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떠난 에브라가 2년 반 동안 훌륭한 활약을 한 뒤 떠났다.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각각 합류한 케디라, 아우베스는 지금 유벤투스의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알바로 모라타의 경우 바이백 조항 때문에 레알마드리드로 돌려보낸 점이 아쉽지만 2년간 주전급 공격수로 잘 활용한 뒤 역시 금전적 이득을 남겼다.

짧은 기간 동안 핵심 선수가 많이 이탈했지만 그 대체자를 마련하는 속도가 빨랐다. 지난해 여름 포그바와 모라타가 떠났다. 그보다 1년 앞서 비달, 피를로, 테베스가 이탈했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미드필드에 케디라와 미랄렘 퍄니치, 공격에 파울로 디발라와 곤살로 이과인을 차례로 추가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유벤투스의 영입도 실패할 때가 있다. 그러나 2014년 여름까지 한 선수에게 2,000만 유로 이상을 쓰지 않는 이적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에 실패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았다. 가장 비싼 값에 실패한 선수는 이번 시즌 합류해 부상으로 적응기를 놓친 마르코 피야차(2,300만 유로) 정도지만, 다음 시즌부터 좋은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 시즌부터 거액을 들여 선수단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비싼 선수들 역시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 디발라(4,000만 유로), 알렉스 산드루(2,600만 유로), 마리오 만주키치(2,100만 유로), 퍄니치(3,200만 유로), 곤살로 이과인(9,000만 유로) 모두 훌륭한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베페 마로타 단장이 주도하는 유벤투스의 영입 전략은 효율과 효과 모두 탁월하다. 유벤투스가 세리에A 선두를 6년째 지키면서 코파이탈리아 3연속 우승, UCL 결승 2회 진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주전 수비수들을 대신할 유망주 센터백 루가니까지 미리 영입해 뒀다. 유벤투스는 6월 4일 영국 카디프에서 UCL 우승컵을 걸고 레알과 격돌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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