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이승우가 또 경기를 흔들었다. 기니전에서 화려한 드리블이 아깝게 무효 처리됐던 이승우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더 폭발적인 드리블을 선보여 골까지 만들어냈다.

23일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2차전에서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2-1로 꺾고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26일 수원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전에서 패배할 경우 조 2위,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게 된다.

한국은 전반 18분 이승우, 전반 42분 백승호의 골로 앞서 나갔다. 후반 6분 마르셀로 토레스에게 추격골을 내준 뒤 후반전 내내 수세에 몰렸지만 집중력 있는 수비로 끝까지 버텼다.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선제골이었다. 전반 18분, 이승우가 공을 받은 지점은 문전이 아니라 중앙선 부근이었다. 개인 능력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조영욱이 재치 있게 상대 선수를 등지며 이승우가 드리블을 시작할 수 있도록 공을 내줬고, 왼쪽 측면부터 돌진한 이승우는 섣불리 튀어나온 프랑코 페트롤리 골키퍼를 가볍게 넘기는 왼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승우는 동료들과 함게 한 세리머니가 끝난 뒤에도 관중석 이곳저곳을 손으로 가리키며 더 큰 함성을 요구했다. 긴 세리머니를 통해 경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끓어올랐다.

이승우가 경기 내내 미친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 점은 기니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 한국의 팀 공격이 붕괴된 시점에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내는 건 이승우의 몫이었다. 경기장 절반을 가로질러 혼자 힘으로 골을 만드는 이승우의 능력은 이날 경기장에 있던 다른 선수 누구도 갖지 못한 개성이었다.

경기력이 점수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축구의 특징이다. 이승우는 한국이 경기력보다 더 많은 골을 넣도록 이끌며 승리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두 경기 만에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고 해결사로 부상하는 중이다.

한국은 조영욱이 악착같이 공을 따내며 페널티킥까지 획득해 점수차를 벌렸고, 후반전에 아르헨티나가 크게 나아진 경기력으로 덤볐지만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승우는 1차전에 이어 풀타임을 소화하며 끝까지 투지를 발휘했다. 선제골처럼 위협적인 장면은 다시 나오지 않았지만 혼자 힘으로 골까지 만든 선수는 이승우 뿐이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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