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조현우는 22일 기쁜 소식과 안타까운 소식을 연달아 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국가대표팀 발탁 소식을 전해 들었고, 잠시 후엔 소속팀 대구FC의 손현준 감독이 사임했다는 걸 알았다.

조현우는 지난 2015년 K리그 챌린지(2부) 소속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대표팀에 뽑혀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이번엔 소속팀 승격을 이끈 뒤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골키퍼로 공인 받았다. 나머지 대표 골키퍼 김승규, 권순태, 김진현이 모두 J리그 소속이고 국내파는 조현우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탁의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팀 미팅에 참석하자마자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지만, 곧 손 감독이 사퇴 의사를 이야기했다. 조현우는 “좋은 기분으로 미팅에 왔는데 안타깝고 아쉬운 이야기를 들었다.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기분이 든다. 죄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조현우가 출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 상태다. 이번 대표팀은 중동에서 6월 7일 이라크, 6월 13일 카타르와 2연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소집되는 5월 29일부터 출국 전날인 6월 2일까지는 J리그 선수들이 소집되지 않기 때문에 조현우가 임시 소집 골키퍼들과 함께 훈련의 중심을 잡게 된다. 그러나 실전엔 기존 선수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더 높다.

조현우는 “골키퍼에겐 어떤 상황이든 80, 90%가 없다. 늘 100%를 보여줘야 한다. 훈련이든 뭐든, 대구FC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다보면 좋은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후보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생각도 확실했다. “누구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기에 뛰고 싶다고 생각할 테고 나도 마찬가지다. J리그에서 선배 키퍼 세 분이 오시는데, 경쟁할 때는 선후배를 떠나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장점을 보여드리고 최선 다해 즐기면서 하다보면 뛸 수도 있지 않겠나.”

조현우는 대구의 부진을 끝낼 수 있도록 국가대표의 ‘기’를 받아오겠다고 했다. “팀 성적이 나쁜데 선발됐다. 나와 구단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 대표팀에서 더 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지난 번 소집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표팀에서 자신감을 갖고 돌아와서 대구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

올해 초 부상으로 실의에 빠진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대표팀 선발이 더 소중하다. 조현우는 돌아온 클래식에서 기량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던 개막 직전 중국 구단과 가진 친선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2개월 결장이 예고된 큰 부상이었다. 그러나 다시 검사해 본 결과 수술 없이 3주만에 복귀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아내의 지지를 받으며 곧장 재활에 돌입했다. 세 경기를 거른 조현우는 이후 아홉 경기에서 대구의 골문을 지키며 차상광 대표팀 골키퍼 코치의 눈에 들었다.

조현우는 “클래식에서 뛰면 뛸수록 자신이 붙는다. 팬들이 나를 더 알아주시니까 축구가 재미있다. 나는 자신 있다”며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시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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