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1부 리그를 '4대 빅리그'라고 부른다. 2018년부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4팀이 직행하는 4개 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A만 국내 중계가 없다. 매력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주목도는 떨어진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유벤투스는 6시즌 째 아무도 따라잡지 못하는 팀이다. 유독 우승 경쟁이 치열한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한 팀이 6차례 연속으로 우승한다는 건 더 특별하다.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37라운드를 가진 유벤투스는 크로토네를 3-0으로 완파했다. 유벤투스는 승점 88점에 도달했고, 2위 AS로마와 승점차를 4점으로 유지하며 최종전 결과에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유벤투스는 전반전에 시원한 공격을 하지 못했다. 크로토네는 공격 전개부터 거세게 저항했고, 유벤투스의 총 슈팅은 전반전에 4회에 그쳤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능력에서 두 팀은 큰 차이가 있었다. 전반 12분 후안 콰드라도가 오른쪽을 뚫고 내준 땅볼 크로스를 마리오 만주키치가 문전으로 몸을 날려 집어 넣었다.

두 번째 골은 파울로 디발라의 강력한 왼발에서 나왔다. 디발라의 프리킥은 빠르고 정확하게 크로토네 골문 구석에 꽂혔다. 알렉스 코르다츠 골키퍼는 몸을 날리지도 못하고 당했다. 디발라의 시즌 10호골이다. 여유 있게 앞서나간 유벤투스는 후반 38분에 한 골을 추가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디발라가 올린 코너킥을 알렉스 산드루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세리에A 최초 6연속 우승이다. 2006/2007시즌 승부조작 스캔들의 진원지로 지목돼 강등 당했다가 한 시즌 만에 승격한 유벤투스는 혼란기를 거쳤다. 2011/2012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함께 우승하기 시작해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콘테 감독이 떠난 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지휘권을 이양 받아 3연속 우승을 추가했다. 세리에A 최초 6연패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압도적인 우승이 많았다. 로마에 앞서 5연속 우승을 달성한 인테르밀란(2005~2010)의 경우 단 한 번만 승점 90점을 남겼고, 나머지 우승은 70점대와 80점대에서 달성했다. 반면 유벤투스는 2014/2015시즌 102점, 2015/2016시즌 91점으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승점 수준에 도달했다. AS로마는 2013/2014시즌 85점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한 경기 남은 가운데 84점까지 달성했다. 우승도 가능한 승점이지만 매번 유벤투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코파이탈리아에서도 역대 최초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단판 승부로 벌어지는 코파는 세리에A보다 변수가 많지만, 유벤투스를 막을 수 있는 팀은 없었다. 이미 두 개 트로피를 딴 유벤투스는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노리고 있다. 이탈리아 구단으로서 두 번째 3관왕에 도전한다.

유벤투스로 영입되자마자 우승을 시작해 모든 과정을 함께 한 수비수 안드레아 바르찰리는 “우리는 특별한 여행 중이다. 바로 이 경기장에서 시작된 여행이었다”며 우승의 감격을 표현했다.

유벤투스는 폴 포그바를 내보내고 미랄렘 퍄니치, 곤살로 이과인을 영입한 뒤 시즌 초반 과도기를 보냈다. 알레그리 감독의 과감한 전술 변화가 팀을 더욱 안정적인 단계로 발전시켰다. 바르찰리는 “포메이션을 4-2-3-1로 바꾼 건 터닝 포인트 이상의 이미가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게 됐다. 어두운 시기도 조금 있었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우린 잘 알고 있었다. 단단한 우리 팀, 바로 뒤에서 도와준 구단, 모든 상황을 유의깊게 주시한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베페 마로타 단장은 “유벤투스는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세리에A는 2위 경쟁을 남겨두고 있다. 3위 나폴리가 승점 1점차로 로마를 추격 중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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