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서울 측면이 약하기 때문에 중앙에 있는 데얀에게 공이 가지 않도록 막는데 집중했다”

 

떨어지는 팀은 이유를 지니고 있다.

 

FC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2라운드 강원FC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며 7위까지 떨어졌다.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탈락한 서울은 리그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강원전 패배는 서울이 지닌 약점을 모두 보여줬다. 서울은 상대 수비를 허물 정교함과 다양성을 지니지 못했고 골키퍼도 약했다. 리그가 한 바퀴 돈 시점에 서울 약점을 모르는 팀은 없다. 강원은 서울 약점을 공략해 8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날개’ 없는 서울

상대 밀집 수비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측면에서 좋은 플레이를 해야 한다. 상대 수비를 압도하는 측면 부분 전술과 정확한 크로스를 지니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측면이 강한 팀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그렇지 않다.

 

“서울이 측면이 약해졌기 때문에 데얀을 막는데 주력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경기 전부터 서울 공략법을 확실하게 언급했다. 측면 공격수와 윙백들 움직임이 좋지 않기 때문에 중앙에 있는 데얀을 막으면 이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최 감독은 데얀에게 가는 공을 막기 위해서 중원에 있는 황진성, 오승범, 오범석을 일자로 배치해 침투 패스를 차단했다.

 

최 감독이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잘 먹혔다. 마우링요, 윤승원, 고요한 그리고 심상민은 측면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나마 윤승원은 과감한 슈팅으로 팀에 기여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서울은 강원 측면을 부수는 부분 전술도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데얀은 고립됐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괴롭다. 계속해서 조직력을 끌어올려 정교함을 살리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김치우, 신광훈, 이규로, 하대성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크지만, 지금 보유한 선수들로도 이겨야 하는 게 감독 역할이다. 황 감독은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름이적시장에서 공격과 미드필더를 보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이없는 실점, 약한 골문

서울 약점 중 하나는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다. 유상훈이 입대한 이후 유현이 골대를 책임진다. 유현은 순발력을 앞세운 선방이 강점이다. 약점도 분명하다. 킥이 정확하지 않고 가끔씩 어이 없는 실책을 한다. 골키퍼 실책은 다른 포지션 선수가 하는 실책과 다르다. 실책은 거의 실점으로 이어진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랬다. 서울이 1-2로 뒤지던 후반 41분에 디에고 슈팅을 막지 못했다. 디에고가 빠르게 돌파한 뒤 날린 슈팅은 골문 안으로 들어왔다. 막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슈팅은 유현 오른팔 쪽으로 날아왔다. 유현은 이를 쳐내지 못했다. 공은 유현 손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현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웨스턴시드니와 한 ACL 경기에서 골문을 비우고 나오는 판단 실수로 골을 내준 게 가장 대표적이다. 유현이 흔들리면서 가뜩이나 예전만 못한 서울 수비는 실점을 계속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12경기에서 14골이나 내줬다. 공격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점까지 늘어나면서 서울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는 27일 울산현대와 14라운드 경기를 치른 뒤 3주 가량 휴식기가 있다. 부상 선수가 돌아오면 좀 더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발을 맞추며 정교함도 끌어올릴 수 있다. 박주영은 “3주 동안 서울이 가장 장점을 끌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