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어울리기 힘들 것처럼 보였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멋진 콤비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파괴했다. 맨체스터시티의 3위 수성은 물론 다음 시즌을 위해서도 중요한 조화다.

17일(한국시간) 맨시티는 홈구장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웨스트브로미치를 3-1로 꺾었다. ‘2016/201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현재 3위를 지켰다. 맨시티가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

맨시티는 3월부터 4월까지 이어진 부진으로 조금씩 3위 자리가 위험해진 끝에 4위 리버풀, 5위 아스널에게 한 경기 만에 뒤집힐 수 있는 위험상황이 됐다. 그러나 5월 들어 치른 세 경기에서는 깔끔하게 전승을 거두며 3위를 지켰다. 상승세였던 크리스털팰리스,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시티, 스타일상 ‘극과 극’인 토니 풀리스 감독의 웨스트브로미치 모두 까다로운 상대지만 전승에 큰 무리는 없었다.

맨시티의 세 골은 두 천재 공격수에게서 나왔다. 전반 27분 오른쪽 윙어로 나온 제주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9분 제주스의 어시스트를 받은 케빈 더브라위너가 한 골을 추가했고, 후반 12분에는 아구에로의 어시스트를 야아 투레가 마무리했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에 가깝게 선수를 배치했다. 오른쪽 윙어 제주스는 윙 플레이보다 중앙으로 이동해 두 번째 공격수처럼 활동했다. 1월 맨시티 합류 이후 센터포워드로 배치돼 아구에로를 벤치로 밀어냈던 제주스는 최근 두 경기에서도 원톱을 맡았다.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아구에로를 최전방에 복권시켰고, 더 다재다능한 제주스를 2선에 배치해 새로운 방식으로 공존을 꾀했다.

공존은 희망적이었다. 맨시티의 결정적인 득점 상황 중 상당수가 아구에로나 제주스, 혹은 두 선수를 모두 거쳐 발생했다. 특히 제주스에 비해 연계 플레이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구에로는 후배의 활약에 자극 받은 듯 원활한 팀 플레이로 2선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왼쪽 윙어 르로이 자네, 공격형 미드필더인 다비드 실바와 더브라위너 모두 아구에로의 도움을 받았다.

아구에로는 늘 골만 노리는 선수처럼 인식돼 왔지만, 이날은 승리의 숨은 공로자였다. 선제골 상황에서 투레의 패스를 절묘하게 흘리는 힐 패스로 더브라위너에게 내줬다. 어시스트는 더브라위너, 골은 제주스가 기록했지만 아구에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맨시티의 두 번째 골 장 상황에서도 아구에로가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에 참여했다. 페르난지뉴의 전진 패스를 실바가 슬쩍 내주자 아구에로가 짧은 드리블 후 패스했고, 이 공이 제주스의 어시스트와 더브라위너의 마무리로 이어졌다. 아구에로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닌 것이 득점에 도움을 줬다.

쐐기골 상황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투레가 기습적으로 최전방까지 돌입했다. 아구에로가 슬쩍 2선으로 내려가며 2대 1 패스를 했기 때문에 투레에게 득점 기회가 생겼다.

아구에로는 팀 플레이에 부쩍 신경썼다. 전반 16분 아구에로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따낸 뒤 자네에게 스루 패스를 내준 슈팅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아구에로는 이날 공격 진영에서만 22차례 패스 시도 중 17차례를 동료에게 전달했고, 그중 어시스트 1개, 동료의 슈팅 기회도 하나가 더 있었다.

두 공격수는 33라운드 미들즈브러 전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그때는 투톱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실험은 2-2 무승부와 함께 실패로 끝났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두 공격수의 전반전 호흡은 재앙이었다. 후반전에는 훨씬 나아졌다. 두 선수 모두 충분히 수준 높은 선수들이다. 제주스는 왼쪽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둘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며 공존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제주스를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배치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두 천재 공격수를 공존시킬 실마리를 찾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웨스트브로미치를 꺾은 뒤 “아구에로는 무득점이었지만 굉장한 경기력으로 우리 팀을 도왔다”며 팀 플레이 능력을 칭찬했다. 아구에로가 가장 부족하다고 평가돼 온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선배 천재가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 사이, 제주스는 최근 네 경기에서 3골을 넣는 해결사 기질을 보였다. 지난 1월 영입되자마자 맹활약했던 제주스는 2월 중순부터 두 달 넘게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복귀 이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EPL에서 561분을 소화하며 6골을 넣는 득점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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