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시즌 중 두 번의 감독 교체와 네 번의 부상. 꾸준함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미드필더 기성용(28, 스완지시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기성용은 폴 클레맨트 감독 부임 후 헐시티와 FA컵 경기, 아스널과 2016/2017시즌 리그 2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모두 팀의 무력한 완패를 막지 못했다. 이후 장딴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사우샘프턴과 경기에 후반 27분 교체 투입되어 2-1 승리에 일조했다.

2월에는 다시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 부재 기간에 미드필더 톰 캐롤의 활약 속에 몇몇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리버풀에 3-2로 승리했고, 레스터시티와 2월 홈 경기에서도 2-0 승리를 거뒀다. 첼시 원정에서 1-3으로 졌지만 번리에 3-2 승리를 거둬 잔류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 1무 3패의 부진에 빠지며 다시 18위로 떨어졌다. 헐시티에 1-2 패배, 본머스에 0-2 패배, 미들즈브러와 득점 없는 무승부를 거둔 것은 잔류 경쟁에 치명타가 됐다. 헐시티는 현재 17위, 미들즈브러는 19위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여야 하는 팀들에게 이기지 못했다. 

주중 토트넘홋스퍼와 경기에서 1-3으로 지면서 남은 7경기에서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 와중에 기성용 개인의 상황도 좋지 않다. 기성용은 무릎 부상 회복 이후 3월 18일 본머스와 리그 29라운드 경기에 오랜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기성용이 출전하게 된 배경은 주전 라이트백 카일 노튼의 부상 이탈로 인해 본래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 주전으로 나서던 르로이 페르가 우측면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캐롤, 잭 코크 등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공수 양면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수비 상황에서 몇 차례 거친 태클을 했고, 경고도 받았다. 후반 22분에 측면 공격수 웨인 라우틀리지와 교체되어 그라운드에서 내려왔다. 

기성용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이어진 4월 2일 미들즈브러와 홈경기에 결장했다. 토트넘과 주중 경기에는 후반 27분 교체 멤버로 들어갔다. 1-0 리드 상황이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노튼이 90분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노튼 대신 들어갔고, 노튼의 자리로 페르가 내려갔다.

경기는 역전을 위한 토트넘의 총공세 흐름이었다. 포백을 보호하는 코크, 빌드업의 기점이 되는 캐롤 사이에서 기성용의 역할을 애매하다. 직접 공을 쥐고 경기를 주도하지 못하고, 코크 만큼 확실한 중원 수비력을 갖춘 선수가 아니다. 어정쩡하게 수비적인 역할을 맡다가 토트넘이 내리 3골을 득점하는 과정에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다. 

기성용은 밥 브래들리 감독이 부임했을 때도 입지가 굳건했지만, 클레멘트 감독 부임과 더불어 캐롤이 영입되면서 효용 가치를 잃고 있다. 캐롤의 보결 선수, 혹은 주전 미드필드진의 로테이션 자원으로 위치가 격하됐다. 스완지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보장하기 어려운 가운데 기성용은 2012년부터 몸 담아온 스완지시티와 이별을 결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프리미어리그 입성 이후 기성용은 매시즌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선덜랜드 임대 시절에도 호평 받았다. 매년 리그경기에 최소 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팀의 주축으로 인정받았다. 잉글랜드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꽤 큰 규모의 팀들이 기성용에게 관심을 보였다. 조건과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적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올 시즌 잔여 기간에도 큰 변수가 없는 한 기성용이 선발 출전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성용은 리그 16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9회에 불과하다.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가장 적은 출전수를 기록할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다. 30대로 향하고 있는 기성용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팀내 입지 문제와 더불어 본인도 축구 경력에 전환점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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