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감독 경질 효과는 분명했다. 레스터시티가 우승 공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쫓아낸 뒤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순위를 8계단 끌어올렸다. 현재 10위. 이제 레스터의 강등 위기를 말하는 사람은 없다.

레스터의 상승세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공격수 제이미 바디다. 바디는 5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홈 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2016/201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풀 타임을 소화했다. 레스터는 최하위 선덜랜드를 상대로 경기 내내 우세했고, 교체 투입된 공격수 이슬람 슬리마니가 후반 24분 헤딩 선제골을 넣었다.

바디는 후반 33분 쐐기골을 넣었다. 마크 알브라이턴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바디는 퍼스트 터치 이후 약 0.6초 만에 스탭을 두 번 디디고 왼발 슛을 골문 구석으로 차 넣는 결정력을 발휘했다.

바디는 이번 시즌 EPL에서 10골을 기록 중이다. 골이 터진 시점이 흥미롭다. 라니에리 감독이 경질되기 전까지 25경기 중 22경기에 출장해 단 5골을 넣었다. 지난해 8월, 9월에 각각 한 골씩 넣은 뒤 12월 맨체스터시티를 4-2로 대파할 때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여기까지가 라니에리 감독과 함께 넣은 골의 전부였다.

라니에리 감독이 떠나고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5경기에서 바디는 5골을 넣었다. 경질 이후 첫 경기였던 리버풀전에서 2골을 넣어 3-1 승리를 이끈 뒤 웨스트햄, 스토크시티, 선덜랜드를 상대로 모두 득점했다. 경기당 득점률이 라니에리 감독 아래서 경기당 0.23골, 셰익스피어 감독대행 아래서 경기당 1.0골로 4배 넘게 치솟았다.

바디의 득점력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발휘됐다. 바디는 지난달 27일 리투아니아를 상대한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잉글랜드의 추가골을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레스터는 감독을 교체한 뒤 치른 세비야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두 대회를 통틀어 6연승이다. 앞선 세비야 원정 경기에서 1-2로 근소한 패배를 당했던 라니에리 감독도 8강 진출에 약간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돌아온 건 경질이었다.

바디는 감독 교체 전까지 ‘태업 논란’의 중심에 있던 선수였다. 바디는 소셜미디어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태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본인과 가족들이 살해 협박까지 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