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전북현대와 호남 더비로 치른 개막전에서 1-2로 아쉽게 패했을 때 까지만 해도, 전남드래곤즈의 첫 승점 달성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전남은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개막 이후 최악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이다. 4라운드 일정까지 4전 전패.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했다.

전남이 고전한 배경에는 초반 대진의 불운도 있다. K리그클래식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전북과 원정 경기로 개막전을 치렀다. 홈 개막전 상대는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 상주상무를 만났다. 이 경기에서 1-3을 진 것이 뼈아팠다.

3라운드 상대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한 제주유나이티드였다. 처음으로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3라운드까지 지난 2016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팀을 만났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른 4월 1일 포항스틸러스와 4라운드 홈경기까지 졌다. 

지난 시즌 부진에 핵심 선수 이탈로 우려 속에 시즌을 시작한 포항스틸러스는 생각보다 강한 전력으로 시즌 초반 상위권 순위에 올라 있다. 4라운드 일정이 끝난 현재 전남이 만난 4개팀이 1위부터 4위까지를 차지하고 있다.

4연패를 당했지만, 경기 내용이 무력했던 것은 아니다. 전북전은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후반 추가 시간 4분에 결승골을 내줬다. 전반 40분 허용한 선제 실점도 직접 프리킥 슈팅으로 내줬다. 

상주와 2라운드 경기에서도 아쉬운 것은 결정력이었다. 전반 17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3분 헝가리 공격수 페체신의 2경기 연속 득점으로 따라 붙었다. 전반 42분 주민규에 다시 골을 내줬으나 후반전에 따라 잡을 기회가 있어다. 후반 43분에 쐐기골을 내주며 극복하지 못했다.

제주전은 완패였으나 포항전 역시 후반 25분 이슬찬이 만회골을 터트리며 따라잡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문제는 다시금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에서 찾아왔다. 후반 44분에 심동운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남의 문제는 결정력이다. 초반 두 경기 연속 득점으로 기대를 모은 페체신이 꾸준히 좋은 경기를 해왔으나 확실한 기회를 몇 차례 놓치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지난시즌 맹활약한 자일과 유고비치도 마침표를 찍어주지 못했다. 반면 상대팀들은 꼭 필요한 순간마다 골을 얻었다. 특히 포항은 양동현, 룰리냐, 심동운이 확실한 결정력을 보였다.

전남이 오는 9일 오후 3시 5라운드 일정에 상대할 팀은 대구FC다. 대구는 인천유나이티드, 수원삼성 등과 더불어 4라운드까지 승리가 없는 4개팀 중 하나다. 원정 경기지만 대진표를 탓하기 어려운 상대다.

K리그 역사상 개막 후 최다 연패 기록은 6경기다. 대전시티즌이 2012시즌 3월 4일부터 4월 11일까지 6연패를 당했다. 2003년 부천SK(현 제주유나이티드)는 3월 23일부터 4월 27일까지 마찬가지로 6연패를 당했다.

개막 후 최다 연속 무승 기록은 그보다 길다. 1997년 안양LG(현 FC서울)가 3월 22일부터 7월 12일까지 17무 4패를 당했다. 앞서 언급한 부천SK의 경우 무승이 7월 12일까지 지속되어 5무 16패를 기록했다. 21연속 무승이 개막 후 최다 연속 무승 기록이다.

전남은 앞으로 두 경기를 더 지면 개막 후 최다 연속 무패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앞으로 이어지는 두 경기가 모두 원정 경기라는 점에서 우려가 없지는 않다. 대구, 인천은 모두 올시즌 승리가 없는 팀이다. 전남전에 임하는 각오는 상대도 마찬가지로 강할 것이다.

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다 연속 무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 경쟁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개운치 않다. 대구와 경기에서 전남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승리다. 대구와 인천 모두 올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이 강등 후보로 지목한 팀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승리를 얻지 못한다면 전남 역시 잔류를 안심하기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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