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첼시는 경기력이 좋지 못한 경기에서도 어떻게든 승리하며 1위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기력이 저하된 상태로 매 경기를 승리할 수는 없다. 우승을 지키려면 끝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안전하다.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16/202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를 가진 첼시가 맨시티에 2-1로 승리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추격자’ 토트넘홋스퍼도 같은 시간에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승점차가 7점으로 유지됐다.

첼시는 앞선 1일 크리스털팰리스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1-2로 졌다. 결정적인 공격이 모두 막히고 팰리스 공격진의 역습에 수비가 두 번 붕괴됐다. 시즌 내내 큰 부상자가 없어 ‘운이 좋은 팀’이라는 평을 받아 온 첼시는 팰리스전에 이어 주전 오른쪽 윙백 빅터 모제스 없이 맨시티를 상대해야 했다. 좋은 일정은 아니었다.

맨시티를 상대로 첼시 특유의 실리적인 전통이 다시 발휘됐다. 맨시티의 경기 내용은 준수했다. 패스 성공률에서 88% 대 76%, 드리블 돌파에서 15 대 9로 맨시티가 오히려 앞섰다. 점유율은 맨시티가 60.5%로 더 높았다. 결정적으로 슈팅 횟수에서 17 대 10, 유효 슈팅에서 7 대 4로 맨시티가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승자는 첼시였다.

다만 첼시의 승리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노림수가 적중한 결과라기보다 다양한 변수가 모여 ‘어떻게든’ 이긴 경우에 가까웠다. 모제스의 공백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전진 배치되며 잘 메웠지만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서는 문제가 있었다. 은골로 캉테의 미드필더 파트너로 네마냐 마티치 대신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배치됐는데, 미드필드 장악과 수비 저지선 형성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맨시티는 어렵지않게 첼시 진영에서 공을 주고 받으며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첼시의 탄탄한 이미지와는 딴판인 경기였다.

맨시티 주전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6차례나 슛 기회를 잡았지만 단 한 번만 성공시켰다.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실수를 틈탄 골이었다. 그 외에 맨시티가 정상적으로 패스를 돌려 만들어 낸 기회를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반면 첼시는 공격수 디에구 코스타의 부진을 윙어 에덴 아자르가 보완하며 더 적은 득점 기회를 확실히 살렸다. 콘테 감독은 역습 상황에서 아자르가 가장 위협적이라는 걸 감안해 자주 선수들의 위치를 바꿔 아자르를 최전방에 기용했다. 아자르가 전반 35분 넣은 결승골은 재빨리 페널티 지역 안으로 파고든 아자르가 페르난지뉴에게 걸려 넘어지며 비롯됐다. 아자르는 페널티킥이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에게 막히자 다시 차 넣어 첼시에 승리를 선사했다.

콘테 감독은 전술적 문제를 인식하고 후반전 시작과 함께 마티치를 투입, 미드필드를 강화하려 했다. 그러나 슈팅 횟수를 전후반 나눠서 보면 전반에 맨시티가 9 대 5로 앞섰고, 후반에도 맨시티가 8 대 5로 앞섰다. 맨시티에 여러 번 득점 기회를 내줬다는 건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첼시는 경기력이 떨어진 와중에도 어떻게든 강호 맨시티를 잡아내며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스리백을 처음 도입했을 당시처럼 강력한 경기력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확실한 대체자가 없는 코스타, 마티치 등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 미드필드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비드 루이스가 커버하러 올라가느라 스리백 라인의 조직력에도 자주 균열이 난다.

팀당 8경기가 남았다. 첼시는 앞으로 본머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토트넘, 사우샘프턴을 만난다. 특히 맨유와 토트넘을 연달아 만나는 일정이 우승 경쟁의 핵심이다. 이때까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토트넘과 맞대결에서 패배한다면, 거의 확정된 듯 보였던 EPL 우승이 다시 미궁 속으로 도망갈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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