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토트넘홋스퍼는 무조건 승리한다. 다만 약팀을 상대로 골이 몰리는 현상도 있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아시아인 한 시즌 최다골을 넣은 손흥민의 득점 패턴이다.

6일(한국시간) 영국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2016/2017 EPL 30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은 스완지를 3-1로 꺾었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최전방을 맡아 후반 막판 역전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득점은 이번 시즌 EPL 9호골이다. 기성용이 갖고 있던 8골 기록을 넘어 아시아인 EPL 한 시즌 최다골을 경신했다. 전 기록 보유자 기성용도 이날 후반에 교체투입돼 손흥민과 맞대결했다.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인 득점력이 이번 시즌 잘 발휘되고 있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만큼 다양한 동선을 가져가며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지 못한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두 명으로 줄어드는 3-4-2-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이 ‘2’ 자리에 기용되긴 힘들다.

대신 종합적인 평가가 아니라 축구의 꽃인 골만 놓고 본다면 손흥민은 여전히 가치가 큰 선수다. 손흥민은 EPL에서 케인(19골), 알리(15골)에 이어 9골을 넣으며 팀내 득점 3위다. 케인은 4골, 알리는 1골이 페널티킥인 반면 손흥민은 하나도 없어서 득점 순도는 숫자보다 높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본 손흥민의 시즌 득점은 16골로 케인(24), 알리(18)와 격차가 더 적다.

골로 말하는 손흥민에게는 득점 숫자뿐 아니라 골의 순도 역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선제골, 동점골, 결승골 등의 순도가 높다. 반면 대패할 때 넣은 추격골, 대승할 때 뒤늦게 보탠 골은 순도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팀이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도 중요하다.

손흥민이 넣은 16골 중 경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골, 즉 순도 높은 골은 절반인 8골로 볼 수 있다. 결승골, 동점골, 역전골을 넣은 경우는 물론 순도가 가장 높다. 손흥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토트넘이 결국 승리를 지킨 경우, 손흥민이 득점한 경기에서 토트넘이 한 골차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경우도 의미가 있다.

반면 토트넘이 이미 승기를 잡은 뒤 골을 추가해 대승을 도운, 비교적 순도가 낮은 골들도 있었다. FA컵에서 달성한 해트트릭이 대표적이다. 밀월을 6-0으로 꺾을 때 3골을 몰아쳤다. EPL에서는 미들즈브러, 스완지시티, 번리를 꺾을 때 손흥민이 골을 보탰다.

손흥민이 득점한 경기 결과가 모두 좋았다는 것이 눈에 띈다. 손흥민은 EPL 7경기에서 득점했다. 2경기에서 2골씩 넣고 5경기에서 1골씩 넣었다. 토트넘은 7경기 모두 승리했다.

비교적 쉬운 상대로 득점이 몰리는 경향도 있다. 손흥민이 득점한 상대 중 가장 까다로웠던 팀은 맨체스터시티(현재 4위)다. 현재 한 자릿수 순위에 있는 팀은 맨시티와 사우샘프턴(9위)뿐이다. 스토크시티(12), 번리(14), 스완지시티(18), 미들즈브러(19) 등 하위권을 상대할 때 골이 많았다.

골이 거의 없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 새로 생긴 건 연속골이다. 손흥민은 1일 번리전에 이어 스완지를 상대로 또 득점하며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도 두 경기 연속골이 있었다. 손흥민은 8일 왓퍼드와 갖는 홈 경기를 통해 3경기 연속골을 노린다.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져 있기 때문에 손흥민이 또 최전방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케인은 순조롭게 회복할 경우 15일 본머스전을 통해 복귀할 전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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