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황금공, 발롱도르(Ballon d’Or)는 전 세계 축구선수가 모두 갈망하는 대상이다.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일(현지시간) 62번째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린다. ‘풋볼리스트’는 가장 명예로운 시상식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참고서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발롱도르 역사는 1995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처음 제정된 1956년부터 1994년까지 발롱도르는 유럽인들만의 시상식이었다. 1995년 유럽 리그에서 뛴다면 국적이 어디든 후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그해 첫 수상자가 ‘축구의 불모지’처럼 인식돼 온 아프리카 출신의 조지 웨아로 결정되면서, 주관사 '프랑스풋볼'의 결정은 큰 지지를 받았다. 이 변화가 아니었다면 아르헨티나 대표 리오넬 메시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프랑스풋볼'은 전세계로 문호를 연 기념으로 ‘명예 발롱도르’를 선정해 수여했다. 수상 자격이 없었던 비유럽 스타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명예회복을 한 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였다. 마라도나는 전성기를 엄연한 유럽 구단인 나폴리에서 보냈다.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보여준 초인적인 활약은 지금 기준으로 볼 때 당연히 수상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1986년 발롱도르는 구소련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고르 벨라노프에게 돌아갔다.
마라도나는 상을 놓친지 9년 만인 1995년 명예 발롱도르의 첫 수상자로 초청 받아 파리를 방문했다. 파리에서 4일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반골 기질로 죽이 잘 맞는 에릭 칸토나를 만나 선수 노조 창립에 대한 뜻을 공유하기도 했다.
두 번째 명예 수상자는 축구황제 펠레였다. 펠레는 '레퀴프'와 '프랑스풋볼'의 공동 제안에 따라 2014년 1월 열린 시상식에서 명예 수상자로 결정됐다. 당시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된 FIFA 발롱도르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발롱도르가 더 국제적인 이벤트로 성장한 시기에 발맞춰 브라질 국적인 펠레가 시상대에 올랐다.
펠레는 “은퇴한 지 30년이 지난 뒤에도 날 기억해 주는 것에 감동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눈물을 닦은 펠레는 2013년 수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발롱도르를 전달하는 시상자 역할까지 했다. 호날두 역시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발롱도르가 처음부터 전세계를 대상으로 했다면 누가 수상했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공식적인 답도 나와 있다. 발롱도르 60주년을 맞아 지난 2016년 나온 리스트다. 총 12명의 유럽인 수상자 대신 남미 선수들이 상을 받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종의 대체역사인 셈이다.
존재하지 않는 역사에 따르면, 펠레는 1958~1961년을 비롯해 총 7번이나 발롱도르를 수상했어야 했다. 5회 수상한 메시, 4회 수상한 호날두도 아직 뛰어넘으려면 한참 남은 압도적인 횟수다. 레이몽 코파(프랑스), 알프레도 디스테파노, 루이스 수아레스(이상 스페인), 레프 야신(구소련), 데니스 로(스코틀랜드), 게르트 뮐러(독일) 등이 펠레에게 상을 빼앗겨야 하는 인물들이다.
그 외에 가린샤, 마리오 켐페스, 호마리우가 각각 1회씩 상을 탔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마라도나는 1986년과 1990년에 수상 자격이 있다고 분석됐다. 특히 1990년은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에 그친 시기다. 이때 발롱도르 수상자는 우승팀 독일을 이끈 로타르 마테우스였다. '프랑스풋볼'은 월드컵 우승을 이끈 마테우스보다 마라도나의 1년이 더 위대했다고 분석한 것이다. 트로피보다 활약상을 중요시하는 발롱도르의 성향을 다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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