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페르난도 요렌테와 함께할 때 한층 편하게 골을 터뜨린다.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H조 최종전을 치른 토트넘이 아포엘을 3-0으로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전반 20분 페르난도 요렌테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37분 손흥민, 후반 35분 조르주케빈 은쿠두가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골은 간결하고 위력적인 슈팅에서 나왔다. 전반 37분 무사 시소코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아포엘 선수들 사이 좁은 공간에서 능숙하게 공을 다루며 요렌테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요렌테가 좋은 리턴 패스를 내줬고, 이 공을 손흥민이 논스톱으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사각으로 날아간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교체될 때까지 손흥민이 가장 좋은 호흡을 보인 선수가 요렌테였다. 손흥민은 득점 장면 외에도 요렌테의 패스를 받아 연거푸 슛을 날렸다. 전반 43분 헤딩 패스를 받자마자 날린 중거리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요렌테의 압도적인 제공권과 손흥민의 기민한 움직임, 슈팅력은 좋은 조합이다. 최근 토트넘이 투톱을 도입하면서 손흥민은 파트너가 해리 케인일 때도, 요렌테일 때도 좋은 플레이를 했다. 최전방에서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역할이 잘 맞았다.

아포엘전은 투톱이 아니라 오른쪽 윙어로 배치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환경이었지만, 손흥민의 활약상에 변화는 없었다. 손흥민은 4-1-4-1 포메이션의 오른쪽에 배치돼 수시로 중앙을 넘나들었다. 토트넘 속공이 요렌테를 향한 롱 패스로 시작되면, 손흥민이 가장 먼저 패스를 받으러 접근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먼저 교체됐지만,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5회 슈팅을 날려 3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출장 기회가 비교적 부족했던 손흥민으로선 시즌 첫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지난 3일 왓퍼드를 상대로 동점골을 넣어 팀 패배를 면하게 만든데 이어 4일 만에 또 골을 터뜨렸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와 UCL에서 각각 3호골이었다. 아포엘과의 수준차 덕분에 쉬운 경기를 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손흥민은 전술과 상관없이 득점을 노리는 움직임에 물이 올라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토트넘의 UCL 도전 사상 가장 완벽한 조별리그였다. 토트넘은 이미 조 선두를 확정한 가운데 비주전 선수를 대거 투입하며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힘을 뺀 상태에서도 세 골차 대승을 거두며 5승 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레알마드리드,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한 조에 편성된 토트넘은 애초 ‘죽음의 조’에서 희생양이 될거란 관측도 받았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승, 레알을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는 저력을 통해 무패로 16강에 올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다음 과제는 UCL의 상승세를 EPL로 옮겨 붙이는 것이다. 토트넘은 EPL에서 6위로 떨어진 상태다. 최근 EPL 4경기에서 2무 2패에 그쳤다. 다가오는 10일 스토크시티와의 홈 경기를 통해 상승세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