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황금공, 발롱도르(Ballon d'Or)는 전 세계 축구선수가 모두 갈망하는 대상이다.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일(현지시간) 62번째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린다. '풋볼리스트'는 가장 명예로운 시상식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참고서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발롱도르 수상자 명단을 보면 과거에는 축구가 조금 더 로맨틱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발롱도르 수상자는 빅리그 빅팀에서 뛰는 슈퍼스타로 좁혀졌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황금공을 양분하고 있다. 과거에는 달랐다. 유명하지 않은 팀을 홀로 일으킨 스타도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수상자 명단을 보고 “이 사람 누구지?”라는 질문을 부르는 이들이 있다.

 

1967년 수상자인 알베르트 플로리안은 헝가리 대표 출신이다. 최근까지 류승우(제주유나이티드)가 뛰었던 페렌츠바로시에서 뛰었다. 그는 보비 찰턴(맨체스터유나이티드)과 지미 존스턴(셀틱)을 제치고 당당하게 발롱도르 수상자가 됐다. 2위 찰턴과 점수 차이는 28점이나 됐다. 찰턴과 존스턴 사이 점수 차이는 1점에 불과했다.

 

발롱도르를 수상한 유일한 헝가리인인 알베르트는 기술이 매우 좋은 공격수였다. 헝가리가 세계 축구계에서 강호로 군림할 때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그는 대표팀에서 75경기에 출전해 31골을 넣었고, ‘1962 칠레 월드컵’에서 4골을 넣어 가린샤, 바바 등과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알베르트는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을 3-1로 꺾을 때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알베르트는 브라질 플라멩구로부터 매우 좋은 제안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풋볼’이 발행한 오피셜북 ‘발롱도르, 세계 축구의 전설들’에 따르면 헝가리 축구협회가 이를 거부하며 결국 헝가리에 남았다. 2007년 페렌츠바로시는 홈 경기장 이름을 알베르트 플로리안 스타디움으로 개칭했다. 그는 여전히 헝가리에서 가장 사랑 받는 선수다.

 

덴마크 출신인 알란 시몬센(묀헨글라트바흐)은 1977년 발롱도르르 수상했다. 케빈 키건(리버풀, 함부르크)과 미셸 플라티니(낭시)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주인공이 됐다. ‘1976/1977 유러피언컵(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키건이 이끄는 리버풀이 시몬센의 묀헨글라트바흐를 3-1로 꺾었지만, 시몬센은 키건을 이긴 셈이다.

 

시몬센은 신장이 165cm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술과 담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프랑스 풋볼’이 발행한 오피셜북 ‘발롱도르, 세계 축구의 전설들’에 따르면, 그는 유러피언컵 결승전에서도 상대 공을 빼앗아 화려한 기술로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시몬센은 묀헨글라트바흐가 우도 라테크 감독과 함께 분데스리가 3연패를 하는데도 도움을 줬다.

1986년 수상자 이고르 벨라노프(디나모키예프)도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그는 소련 대표팀과 디나모키예프에서 측면 공격을 책임졌다. 그는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4골을 터뜨렸다. 벨라노프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그가 게리 리네커(에버턴, 바르셀로나)와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레알마드리드)를 꺾을 수 있었던 이유다.

 

알베르트와 시몬센 그리고 벨라노프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황금공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였다. 과연 이후에도 이런 선수들이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글= 류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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