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일본 골키퍼도 잘하지만 다부진 맛이 좀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날 데려오지 않았겠나”

 

권순태는 J리그 가시마앤틀러스에서도 다부진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권순태는 26일 가시마와 함께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울산현대와 한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5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가시마는 다음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ACL 16강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전북현대에서 ACL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권순태는 다시 한 번 ACL 토너먼트에 올랐다.

 

갑작스런 이적이었지만, 권순태는 J리그와 가시마에 잘 적응 중이다. 소가하타 히토시 골키퍼와 주전경쟁에서도 조금 우위에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수비진을 잘 이끌면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가시마는 2017시즌 J리그 8라운드 현재 5승 3패로 4위다. 권순태는 리그 5경기에 출전해 5골을 실점했다.

 

권순태는 한국 선수가 지닌 특유의 장점을 중요하게 봤다. 그는 “한국 골키퍼들이 J리그에서 대우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일단 일본 골키퍼들이 전체적으로 조금 키가 작다. 그리고 멘탈이 약하다고 해야 하나. 한국 선수들처럼 다부지고 끈질기게 하는 게 조금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를 데려온 것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그는 리그 전체적으로도 전술적으로는 뛰어 나지만 K리그처럼 긴장감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재미있다. 전술적으로 좀 더 치밀한 축구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경기했을 때 힘든 것은 한국이 더 심하다. 일본은 조금 느슨할 때가 있다. 크게 이기고 그러면 계속 공격하는 게 아니라 패스하며 공을 돌리는 식이다”라고 했다.

 

권순태는 팀에 긴장감을 불어 넣으며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권순태는 이날 경기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에도 동료들을 독려했다. “한국팀을 이기려면 우리도 거칠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권순태는 수비진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영어와 일본어가 뒤섞인 고함이 이어졌다.

 

“기본적인 주문은 하지만 (일본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빨리 이야기해야 하는데 (적절한 단어를)생각하다가 상황이 지나가 버린다(웃음).”

 

권순태는 K리그가 ACL에서 고전하는 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울산을 이기고도 “가시마를 위해 뛰기 때문에 승리가 기쁘지만, 한국 선수이기 때문에 뭐랄까 가슴이 아리다고 하나. 그런 게 조금 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 팀 특유의 악착같이 하는 부분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 팀들이 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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