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홋스퍼 감독은 파격적이었던 ‘윙백 손흥민’을 다시 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당장 이 카드가 반복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3일(한국시간) FA컵에서 첼시를 상대로 3-4-2-1 포메이션을 꺼내 맞불을 놨다. 첼시가 원래 윙어인 빅터 모제스를 오른쪽 윙백에 배치해 효과를 보자, 포체티노 감독은 윙어 손흥민을 왼쪽 윙어로 배치해 맞불을 놓으려 했다. 주도권 싸움을 중요시하는 포체티노 감독다운 발상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수비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과는 2-4 패배였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27일 열리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팰리스 원정 경기다.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을 또 윙백으로 기용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자 포체티노 감독은 “물론이다. 토트넘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면 손흥민 덕분이기도 하다”라며 손흥민과 자기 전술을 적극 옹호했다.

그러나 현지 전망은 대부분 벤 데이비스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주전 레프트백 대니 로즈가 지난 2월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뒤 데이비스는 토트넘의 왼쪽 수비를 성실하게 책임져 왔다. 스리백과 포백을 가리지 않았다. 로즈에게 밀려 후보 신세였던 데이비스는 한때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었으나 포체티노 감독의 만류를 듣고 이적을 포기한 바 있다. 포체티노 감독이 신뢰하는 선수 중 하나다.

2월 초부터 13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데이비스는 그 사이 웨일즈 대표팀에서도 풀 타임 경기를 소화했다. 첼시전에서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로테이션 시스템을 중시하는 포체티노 감독은 팰리스를 상대로 데이비스를 출장시킬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언론도 데이비스의 출격을 예상하고 있다.

팰리스는 어려운 상대다. 최근 8경기 중 6승을 거두며 강등권을 완전히 탈출했다. 특히 4월에 만난 첼시, 아스널, 리버풀을 모두 꺾었다. 리그에서 가장 스리백의 완성도가 높은 첼시가 이미 팰리스에 패배했다는 건 토트넘 역시 스리백을 꺼내기 힘들게 만든다. 윌프레드 자하 등 팰리스의 빠른 윙어들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토트넘은 전문 풀백이 필요하다. 토트넘의 평소 포메이션인 4-2-3-1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토트넘은 최근 4경기에서 첼시와의 승점차를 6점이나 좁혔다. 지금 선두 첼시가 승점 78점, 2위 토트넘이 한 경기 덜 치른 가운데 승점 71점이다. 토트넘은 무조건 남은 6경기를 모두 잡고 첼시가 미끄러지길 기대해야 한다.

토트넘의 잔여 일정 중 가장 무서운 팀이 팰리스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명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대결도 있지만 최근 기세와 경기력만 보면 팰리스 원정부터 넘어야 한다. 주로 하위권 팀을 만나는 첼시에 비해 토트넘이 더 어려운 시즌 막바지를 남겨놓고 있다.

팰리스 수비수 제임스 톰킨스, 스콘 댄이 부상으로 빠졌다는 건 토트넘 입장에서 호재다. 손흥민은 지난 첼시전에서 가장 먼저 교체 아웃되며 체력을 비축했다. 팰리스전에서 다시 포백이 가동된다면 손흥민은 익숙한 윙어 자리에서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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