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최용수 장쑤쑤닝 감독은 거친 경기를 마친 뒤 제주 수비수 알렉스의 부상 정도를 걱정했다.

25일 중국 난징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5차전은 최용수 장쑤 감독과 조성환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의 대결이기도 했다. 제주는 한국 감독이 이끄는 중국팀을 넘어야 했다. 결국 제주가 2-1 역전승을 거두고 장쑤에 이은 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전 벌어진 건 수읽기 싸움이었다. 여유가 있는 쪽은 4전 전승으로 16강 진출을 이미 확정한 장쑤였다. 조 감독은 장쑤가 얼마나 여유를 부릴지 계산해야 했다. 최 감독은 고전 중인 중국슈퍼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제주전에 2진급을 내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홈 경기라는 점, 자칫 자국 구단에 대한 봐주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힘을 빼기도 힘들었다. 결국 핵심 선수인 알렉스 테세이라, 하미레스는 투입하되 중국 선수들 중 유망주를 일부 섞어 기회를 줬다.

조 감독은 장쑤가 다양한 선수를 기용할 걸 감안하고 다양한 경기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후반전에 투입된 신장 2m 장신 공격수 거웨이도 선발이든 교체든 그라운드를 밟을 걸로 예상했다.

경기 중에는 치열한 승부의 부산물로 감정 싸움이 벌어졌다. 장쑤 선수들은 팔꿈치를 많이 썼다. 전반전엔 하미레스의 팔에 맞은 김원일의 입에서, 후반전엔 가이티안이에게 맞은 안현범의 코에서 피가 났다.

후반 막판 지시앙이 공중볼을 따기 위해 거칠게 달려들다 알렉스를 쓰러뜨리자 두 팀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알렉스가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장쑤 측은 시간을 끈다고 거세게 항의했고, 리앙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들것에 실려나간 알렉스는 큰 불편을 호소했고, 경기 후 증상이 호전된 뒤에도 귀국길에 팔 고정대를 써야 했을 정도였지만 장쑤 선수들은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제주에서도 황일수 등이 감정적인 모습을 종종 보였다.

경기 후 조 감독과 최 감독은 짧은 인사를 나누는 대신 설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과열된 감정이 식지 않은 시점이었고, 경기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격앙된 말투로 오갔다.

그러나 잠시 후 감정을 가라앉힌 다음에는 문제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 감독은 알렉스의 부상 정도를 걱정하며 여러 번 제주 측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에서 알렉스를 마주친 최 감독은 직접 다가가 괜찮냐며 상태를 물어보기도 했다.

최 감독과 장쑤는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격렬한 경기를 했고, 조 감독과 제주는 힘든 원정을 이겨내고 조 2위를 따냈다. 두 팀이 동시에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쑤는 조 1위가 확정이다. 제주는 감바오사카와 벌이는 6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조 2위를 굳히게 되며, 무승부 이하에 그칠 경우에도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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