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울산현대가 스스로 무너졌다.

 

울산은 2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한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 가시마앤틀러스 경기에서 0-4로 패했다. 울산은 1경기를 남겨뒀지만 탈락이 확정됐다. 아직 5차전 경기를 치르지 않은 2위 무앙통유나이티드와 승점 차이가 4점이다. 6차전에서 브리즈번로어를 잡아도 최고 순위가 3위다.

 

아시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아시아 깡패’로 불리던 울산은 홈에서 무너졌다. 그것도 상대 좋은 플레이가 아닌 스스로 한 실수로 졌다. 실점 장면은 모두 실수 뒤에 나왔다. 후반 7분 가나자키 무에게 첫 골을 내줄 때도 왼쪽 측면을 완전히 내줬고, 후반 9분과 후반 22분 연속골을 내줄 때는 이기제와 김용대 실수가 있었다.

 

이번 패배는 더 쓰다. 울산은 시즌 전 감독 교체와 갑작스런 ACL 참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구단은 탈락하더라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패배가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지며 스스로 내려 앉는 것은 문제다. 울산은 지난 주말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전남드래곤즈 경기에서도 0-5로 졌다.

 

울산은 최전방에 김승준을 세우고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높은 지역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골을 노렸다. 전반 8분에는 오르샤가 김승준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마무리 슈팅까지 날렸다. 전반 10분에도 압박으로 공을 빼앗아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반 30분 이후 조금씩 가시마에 틈을 내줬다. 가시마는 프리킥 기회마다 머리에 공을 맞추며 울산을 위협했다. 울산은 전반 종료 직전 오르샤가 직접 프리킥으로 윗그물을 때린 게 가장 좋은 기회였다.

 

후반에는 양팀 집중력 차이가 뚜렷해졌다. 가시마는 간격을 유지하며 울산을 압박했다. 울산은 후반 7분 리차드가 헤딩을 놓치며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허용했고 결국 무에게 골을 내줬다. 실점 이후 울산은 더 흔들렸다. 후반 9분에는 이기제가 오른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공을 가지고 들어오다 페드로 주니오르에 빼앗겨 실점했다. 후반 22분에는 김용대가 백패스를 걷어 내려다 실수해 골을 헌납했다.

김 감독은 팀을 만드는 과정이다. 최전방 공격수도 영입하지 못했다. 경기력이 좋거나 잘 싸우고도 졌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만, 울산은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패턴도 비슷하다. 전남 경기에서도 초반 자일에 2골을 내준 뒤 급격하게 집중력을 잃었다. 2012시즌 ACL을 제패한 울산이 보여줬던 매운맛은 이날 찾아보기 어려웠다. 후반 44분에 레오 실바에게 중거리슛 골까지 허용한 울산 선수들은 고개를 떨구고 그라운드를 나서야 했다.

 

울산은 큰 숙제를 안았다. 울산은 올 시즌 14경기를 치렀다. 이 중 실점한 7경기 중에 먼저 실점하고도 승점을 따낸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그나마 리그는 FC서울 1-1 무승부가 유일하다. FA컵 32강전 춘천시민구단을 상대로 3-1 역전승 한 게 유일한 승리다. 집중력이 문제다. 실점하고 일어나지 못하면 원하는 우승컵은 차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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