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스코는 ‘유튜브용’ 화려한 기술과 팀에 승리를 안기는 치명적인 플레이를 동시에 해내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스페인 라 코루냐에 위치한 리아소르에서 ‘2016/2017 스페인라리가’ 34라운드를 치른 레알마드리드는 데포르티보라코루냐를 6-2로 대파했다. 리아소르는 바르셀로나가 패배했고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무승부에 그치는 등 상위권 팀들도 쉽게 볼 수 없는 경기장이다. 그러나 레알은 홈에서 경기하듯 압도적으로 데포르티보를 눌러 버렸다.

레알이 내보낸 2진급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레알 라인업은 공격적이었다. 스리톱은 알바로 모라타, 루카스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가 구성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된 이스코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수비형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 모두 레알의 주전 멤버들보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했다. 모라타, 로드리게스(2골), 바스케스, 이스코가 연속골을 넣으며 지네딘 지단 감독에게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후반 교체 투입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까지 골을 추가하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가장 중요한 선수는 이스코였다. 이스코는 경기 시작 직후 스루 패스로 모라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맹활약은 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이어졌다. 이스코는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골대를 한 번 맞혔다. 볼터치 103회, 패스 78회, 키패스 5회 모두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부지런함과 패스의 날카로움 모두 최고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드리블 돌파를 7번이나 성공시켰고 크로스 2회, 롱패스 3회 모두 동료에게 정확하게 전달했다.

이스코의 압도적인 볼 컨트롤 능력이 전반 44분 잘 드러났다. 데포르티보 선수들의 도전을 여러 차례 이겨내는 엄청난 볼 키핑에 이어 득점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혼전 후 바스케스가 골을 터뜨렸다. 특히 알레한드로 아리바스의 슬라이딩 태클 후 발이 엉켜 넘어졌는데도 이스코가 벌떡 일어나 기예르메를 돌파한 장면이 백미였다. 농구의 피벗을 연상시키는 멋진 개인기였다.

이스코는 후반 21분 이스코는 모라타의 어시스트를 받아 로드리게스가 골을 터뜨릴 때도 스텝오버 드리블에 이은 스루 패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후반 32분에는 이미 무너진 데포르티보 수비진 사이에서 좋은 위치를 잡고 있다가 바스케스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정확한 마무리 슛으로 득점했다.

경기 후 지단 감독은 “이스코의 경기력은 경이로웠다. 이스코가 하는 일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다. 팬들도 이스코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전체가 하나 되어 거둔 승리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지단 감독도 이스코는 따로 거론할 수밖에 없었다.

이스코는 이번 시즌 27경기 중 16경기만 선발로 출장했다. 꾸준히 뛰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라리가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유지하는 중이다. 확고한 주전이었던 말라가 시절(2012/2013)보다 오히려 득점이 늘었다.

지나치게 경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될 수도 있지만, 지금 이스코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레알과 같은 명문 클럽에서도 중심 역할을 할 자격이 있다. 레알의 주전 공격진 중 명성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가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이스코의 활약상은 더 두드러진다.

레알은 바르셀로나와 아슬아슬한 우승 경쟁 중이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4강전을 치러야 한다. 그동안 지단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가레스 베일의 대체 멤버가 필요할 경우 로드리게스, 바스케스, 아센시오 등 성실한 선수들을 선호했다. 지난 19일 열린 UCL 8강 2차전에서 마침내 이스코가 선발로 출장했다. 이스코의 적절한 활용은 레알의 2관왕 달성 여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스코는 최근 레알과 2022년까지 재계약을 맺고 이적설을 일축한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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