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K리그가 AFC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전멸한 것은 2008시즌 이후 없었다. 2008시즌 당시에는 각 리그에서는 두 팀씩만 본선에 올랐다. 리그 챔피언 포항스틸러스와 FA컵 챔피언 전남드래곤즈가 조별리그에서 모두 떨어졌다. 

K리그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ACL 결승 진출팀을 배출했다. 2014시즌부터 서아시아와 동아시아가 결승에서 만나게 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2014시즌에는 4강에서 멈췄고, 2015시즌에 8강에서 모두 탈락했지만 2016시즌 전북현대아 아시아 챔피언 타이틀을 탈환했다. K리그에서 총 4개팀이 본선에 진출하는 현행체제에서 4팀이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은 없다.

2017시즌에는 K리그 전멸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K리그클래식’ 챔피언 FC서울과 아시아챔피언 경력이 있는 울산현대가 최종전도 치르기 전에 탈락이 확정됐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은 팀은 수원삼성과 제주유나이티드다.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수원과 제주 모두 최종전에서 자력으로 진출하기 위한 옵션은 승리 뿐이다.

G조의 수원삼성은 현재 승점 8점으로 2위다. 이스턴SC에 두 번이겼고, 가와사키프론탈레와 광저우헝다와 한 차레씩 비겼다. 가와사키와 5차전 홈경기에서 0-1로 지면서 2승 2무 1패. 현재 1위는 이스턴에 2승, 가와사키에 2무, 수원에 1무를 기록해 승점 9점을 번 광저우다. 가와사키는 1승 4무로 승점 7점.

최종전 일정을 보면 가와사키가 유리하다. 1무 4패로 탈락이 확정된 이스턴SC와 홈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승점 10점에 도달한다. 광저우-수원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가와사키는 최소 한 팀을 제치고 16강에 오를 수 있다. 

광저우는 수원과 비기기만 해도 승점 10점에 도달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수원은 광저우에 승리해야 승점 11점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이길 경우 1위로 진출이 가능하다. 비길 경우엔 승점 9점이 되고, 가와사키가 이스턴을 이기지 못할 경우의 수를 노려야 한다.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의 수다. 

경우의 수로 따지면 G조에서 수원의 16강 가능성은 30%. 광저우를 이기는 옵션 밖에 없다. 광저우도 지면 탈락하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제주의 경우 수원과 비교하면 상황이 좋다. 원정 경기에서 4-1로 크게 이겼던 감바오사카와 홈경기를 한다. 제주는 2승 1무 2패로 H조 2위다. 승점 7점. 5라운드 장쑤쑤닝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둬 자력 16강 희망을 살렸다. 장쑤는 초반 4연승으로 승점 12점을 벌어 이미 16강을 확정한 채 치른 경기였다.

제주는 홈에서 두 번 지고, 원정에서 2승 1무를 거뒀다. 홈 첫 승이 16강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 제주는 감바와 경기에서 비길 경우 탈락 가능성이 높다. 애들레이드유나이티드는 이미 16강을 결정해 호주 원정에 후보 선수들을 보낼 장쑤와 최종전을 치른다. 애들레이드는 1승 2무 2패로 승점 5점. 제주 원정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뒀다. 제주를 상대로 1승 1무로 전적에서 앞서 승점 동률이 되면 제주를 제친다. 애들레이드가 장쑤를 잡으면 승점 8점이 된다. 제주가 감바와 비기면 8점이다.

제주의 선택지도 무조건 승리지만, 애들레이드-장쑤전 결과는 가와사키-이스턴전만큼 확실하게 볼 수는 없다. 제주의 마지막 경기가 홈이라는 점, 감바 원정 경기력 등을 감안하면 16강 진출 확률을 50% 가량은 볼 수 있다. 

감바는 애들레이드와 5차전 홈경기에서 5-5로 비겨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감바는 제주에 이기면 승점 7점이 된다. 애들레이드가 장쑤를 이기지 못해도 제주 원정에서 4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제주전 상대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