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이틀 훈련이 더 남았다. 명단이 안 나왔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왔다고 말 못하는 상황이다. 28일 오전 훈련이 끝난 후에 소집이 끝난다. 그때 명단도 내 손을 떠날 것이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26일 치른 전북현대와 연습경기에 앞서 “이 경기 내용이 최종 엔트리 당락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소집해서 진행한 훈련과 경기 등을 전체적으로 보고 파악할 것이다. 전북전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 보다 전체적인 그림을 볼 것이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U-20 대표팀이 연습 경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선발 명단에 주전급 선수를 대거 포함시켰다. 고무열 에두 에델 김보경 정혁 최철순 박원재 김민재 조성환 이용 등 K리그클래식 무대에서 주력으로 뛰던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신 감독은 전북 주전을 상대로 “최종 엔트리가 21명이니 21명으로 운영할 것이다. 전반전은 베스트 멤버가 나간다”고 했다. 전북전에 선발로 뛴 선수들은 지난 3월 말 치른 아디다스컵 4개국 U-20 국제축구대회, 4월 훈련 중 인천유나이티드, 수원FC 등을 상대로 한 연습 경기에 나선 주전 조합과 비슷했다.

#전북전 베스트11은 본선행을 예약했다

송범근(고려대)이 골문을 지키고 우찬양(포항) 이상민(숭실대) 정태욱(아주대) 윤종규(서울)가 포백을 구성했다. 미드필드진에 한찬희(전남) 이승모(포항) 이진현(성균관대)가 자리했다. 공격은 조영욱(고려대)이 원톱으로 서고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 백승호(바르셀로나B)가 조우 측면에 배치됐다. 이변이 없는 한 이 선수들이 기니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첫 경기에 나설 것이다.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 역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고 볼 수 있다. 신 감독은 전북을 상대로 경기하는 것 뿐 아니라, 기니, 아르헨티나와 경기가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 환경을 선수들이 경험해보는 게 중요한 경기라고 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들어간 미드필더 임민혁(서울)과 풀백 이유현(전남)은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중원과 측면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신 감독은 “베스트11은 각자 포지션에서 국내 최고의 선수들로 뽑을 것이다. 리저브 멤버는 멀티 능력도 볼 것”이라는 기준을 밝힌 바 있다. 임민혁은 중원의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고, 이유현은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풀백이다.

후반 25분에는 김진야(인천) 이상헌(울산) 하승운(연세대)이 투입됐다. 후반 33분에는 조영욱 대신 강지훈(용인대)이 들어와 여러 번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39분에는 이진현 대신 김승우(연세대)가 들어왔고 경기 막판에 풀백 신찬우(연세대)도 윤종규 대신 들어와 전주 환경을 경험했다.

#아디다스컵-4월 연습경기 출전시간에 플랜B가 보인다

11명의 베스트 멤버 외 안준수(세레소오사카), 이준(연세대) 등 후보 골키퍼까지 13명은 자리를 꿰찼다. 여기에 임민혁, 이유현, 측면과 전방 공격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하승운 강지훈 역시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아온 만큼 선발 가능성이 높다. 이상헌 역시 포르투갈 전훈, 아디다스컵, 이번 전북전까지 꾸준히 교체 혹은 선발로 뛰며 중앙 지역에서 자신 만의 강점을 보였다.

25명의 소집 명단 중 4명이 떨어져야 한다. 애매한 상황에 있는 것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정환(서울), 김정민(금호고), 이정문(연세대), 김민호(연세대) 등인데, 주전 센터백 이상민과 정태욱이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이정문과 김민호에겐 기회가 있다. 우찬양이 풀백과 센터백, 김승우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으나 전문 센터백 자원이 벤치에 필요하다. 이정문, 김민호 중에서 최소한 1명은 엔트리에 들 가능성이 있다.

미드필드진에는 총 6명의 선수가 뛰었다. 소집 명단에서 유일한 고등학생 선수인 김정민의 경우 포백 앞의 빌드업 미드필더, 그 앞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소화할 수 있다. ‘리틀 기성용’으로 불리는 김정민은 잠재력이 높은 선수로 꼽히지만 주장 한찬희, 센터백이 가능한 이승모, 김승우와 경쟁에서 앞서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김정민이 잔류하고 전북전에 뛴 6명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 탈락한다면 신 감독의 전술적 승부수가 될 것이다. 

공격진의 스리톱은 입지가 확고한 가운데 이들의 자리를 모두 대신할 수 있는 강지훈과 하승운은 신뢰를 받고 있다. 남은 공격진의 한 자리를 두고 김진야와 김정환이 경합 중이다. 두 선수 모두 명단에 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현 U-20 대표팀의 가장 큰 숙제는 풀백 포지션의 자원이 튼튼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유현과 윤종규가 모다 양 측면을 볼 수 있지만, 풀백 포지션은 체력 소모가 크고, 경기 전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신 감독은 아디다스컵 에콰도르전에 강지훈을 풀백으로 기용하는 실험도 해봤으나 소득이 크지 않았다. 신찬우가 풀백 포지션의 리저브 멤버로 승선한다면 김진야, 김정환 대신 마지막 퍼즐조각으로 들어갈 수 있다. 포지션별로 두 배수의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성인 월드컵과 달리 골키퍼 3명을 빼고 필드필레이어는 18명만 선발할 수 있는 U-20 월드컵의 플랜B 구성은 쉽지 않다. 신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렸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U-20 대표팀은 28일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고 5월 1일 파주NFC에서 재소집한다. 5월 8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파주NFC에서 비공개 연습경기를 치르고, 11일 우루과이(청주), 14일 세네갈(고양)과 친선경기를 치른 뒤 16일 전주로 이동한다. 20일 기니와 A조 1차전 경기에 임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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