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성남FC의 박경훈 감독이 당분간 유망주들을 기용할 거라고 예고했다.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걸 인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몸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성남은 K리그 챌린지 8라운드 현재 3무 5패로 유일한 무승 팀이다. 성적은 최하위인 10위다. 박 감독은 지난 22일 아산무궁화 원정에서 파격적인 명단으로 변화를 꾀했다. 수비수 문지환, 오도현, 연제운, 미드필더 이현일 등 시즌 초 기회를 잡지 못한 23세 이하 선수들이 대거 기용됐다. 풍생고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합류한 19세 김민규도 풀백으로 교체 투입됐다. 성남은 이현일이 전반 15분 만에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선제골을 넣었으나 결국 동점골을 허용하며 첫 승에 실패했다.

성남의 화려한 선수단 대신 유망주 위주로 경기에 나섰는데도 경기력이 딱히 떨어지지 않았다. 한 명이 적은 가운데서 오히려 선제골을 넣는 등 선전했다. 박 감독은 “힘이 있는 선수들이다보니 경기 막판까지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산전에서 빠진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남은 프리 시즌에 너무 늦게까지 전지훈련을 하며 체력 관리에 실패했고, 부상자가 속출하며 개막전부터 고전했다. 체력이 온전하게 올라오지 않은 오장은, 김두현 등의 노장이 억지로 경기를 뛰었다. 개막 당시 빠져 있던 외국인 선수 오르슐리치, 비도시치, 네코 등이 부상에서 회복되자마자 섣불리 투입된 것도 경기력 향상을 막았다는 것이 박 감독의 진단이다.

그동안 주전 선수들에게 의존했다는 걸 인정한 박 감독은 안재준, 김태윤, 배승진, 김근배, 오장은, 김두현 등 잔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에게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줄 생각이다. 아산전 당시 벤치에 머무른 장학영, 오르슐리치, 장은규, 비도시치 등도 경기를 소화할 심신의 준비를 하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때까지는 비록 무명에 가깝지만 동계훈련부터 성실히 소화해 90분 내내 뛸 준비가 된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리겠다는 생각이다.

성남은 29일 안산그리너스 원정 경기를 갖는다. 여기서도 승리를 놓치면, K리그 챌린지의 모든 팀을 한 번씩 상대하는 동안 무승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박 감독은 성급하게 스타급 선수들을 욱여넣는 대신 무명이라도 경기 준비가 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벌써 8경기를 낭비했지만,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 박 감독은 “결과론적이지만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 상황에 맞는 명단으로 경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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