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한준 기자=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이 전북현대와 연습 경기에서 원한 건 결과가 아니라 내용이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몇 골을 넣느냐, 먹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보다 중요한 것은 90분간 흔들림 없이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 결과는 0-3 완패. 경기 시작 10분 만에 두 골을 내주며 밀렸다. 전반전 30분까지는 자기 진영에 갇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전북 최종 수비가 하프라인까지 올라와 경기를 지배했다. 신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전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했다.

신 감독은 “힘과 스피드, 패스 타이밍에서 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 졌다”고 했다. 전북이 2-0 리드를 잡은 후에 템포를 늦추면서 U-20 대표팀도 조금은 숨통을 틔웠다. 주력 선수를 대거 교체한 후반전에는 U-20 대표팀에게 좀 더 기회가 왔지만 추가 실점했고, 영패를 면할 수 없었다.

신 감독은 “현재 하루 두 번씩 훈련하며 체력을 높이고 있어 선수들이 피로한 상태다. 전북은 리그를 치르는 중으로 최상의 컨디션”이라며 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반 초반 압도적으로 밀린 것은 그런 상황을 넘어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 문제였다고 했다.

“몇몇 선수들이 전북이라는 이름에 위축된 것 같았다. 몇몇 선수들이 위축되면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를 상대로도 이름에 위축될 수 있는데, 이번 경기는 그런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신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백승호는 “감독님께서 처음에 기죽지 말고 하라고 했는데, 초반에 그런 점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 아쉽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승우 역시 조금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인정했다. “A대표팀에서 뛰는 형들도 있다보니 전반전에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잘 안됐다. 쫄았던 부분도 있어서 아쉬웠다.”

신 감독은 볼을 소유하고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침투하며 전진하는 역동적인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다. 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선수들이 가진 기술적 강점을 극대화하는 축구를 추구한다. 이런 플레이가 잘 되기 위해선 과감하게, 자신있게 나가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신 감독은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가 전북 만큼 힘에서 앞서진 않을 것이다. 또래이기 때무에 해볼만할 것이다. 전북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많이 배웠을 것”이라며 전북과 연습 경기가 U-20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신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선 주눅 들지 말아야 한다. 선수들은 0-3 패배에도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전주에서 치른 전북전은 연습 경기의 본분을 다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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