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남자 축구 대표팀은 6월 13일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평소보다 이른 5월 29일에 대표팀을 소집한다. 그런데 골키퍼가 문제다. 대표팀 주전급 골키퍼들 대부분이 조기 소집에 응하기 힘들다.

대표팀은 29일 소집해 곧장 중동으로 가 현지 적응훈련 겸 조직력 향상을 위한 전술 훈련을 진행한다. 6월 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며 손발을 맞춘다. 9일 카타르 도하로 이동해 카타르전을 현지에서 준비하게 된다.

K리그는 28일 경기까지 치른 뒤 휴식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조기 소집에 응하기 쉽다. 유럽 리그 시즌이 대부분 종료되기 때문에 유럽파의 합류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대표팀 골키퍼들이 활약하는 J리그다. J리그는 6월 4일에 한 경기를 갖는다. 대표팀 골키퍼 권순태(가시마앤틀러스), 김승규(빗셀고베), 정성룡(가와사키프론탈레), 김진현(세레소오사카) 모두 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3일 전북현대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를 관전한 차상광 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J리그 팀들이 조기 소집에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골키퍼의 주축인 J리거들이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골키퍼 부족은 훈련의 질을 떨어뜨린다. 다른 포지션에서는 일부 선수가 빠져도 훈련에 큰 지장이 없다. 반면 골키퍼는 슈팅 훈련, 세트 피스 훈련, 미니 게임 등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에 꼭 필요하다. 훈련 장소가 국내라면 대표 선수들이 합류할 때까지 임시 훈련 파트너가 될 골키퍼를 구하면 되지만, 중동 전지훈련에서는 이 방안도 불가능하다.

대표팀 골키퍼는 보통 3명이다. J리거 4명 중 3명을 뽑거나, K리거인 김동준(성남FC)와 J리거 2명을 뽑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대로는 조기 소집의 의미가 퇴색된다. 골키퍼가 최소한 2명은 있어야 원활한 훈련이 가능하다. 소속팀 성남이 K리그 챌린지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어 김동준의 대표팀 입지도 불안한 상황이지만, 사정상 이번 대표팀에는 선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리그 클래식에서 새로운 골키퍼를 선발할 가능성도 있다. 차 코치는 전북과 제주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을 전반적으로 관찰할 것이다. 코칭 스태프가 각 경기장에 흩어졌다”고 말하며 골키퍼만 중점적으로 볼 가능성을 배제했지만 다른 포지션보다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다만 시즌 초반 화제를 모은 전북 주전 골키퍼 홍정남은 이날 4골을 내주며 0-4로 패배했다.

정상급 골키퍼들이 대거 일본으로 떠난 뒤, K리그는 아직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지 못했다. 골키퍼는 다른 포지션보다 검증에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 시즌 이상 소속팀의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킨 경력이 중요하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K리그 골키퍼는 신화용(수원삼성), 이범영(강원FC), 조현우(대구FC), 윤보상(광주FC) 정도다. 인재풀이 넓지 않다.

차 코치는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골키퍼를 4명 선발하는 것도 건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훈련 파트너 역할을 할 신예 골키퍼를 29일에 소집하는 방안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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