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손흥민이 또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겼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2시 반(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서 맨체스터시티를 2-0으로 이겼다. 토트넘은 승점 20점으로 선두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전반 5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탕귀 은돔벨레의 절묘한 패스에 손흥민의 환상적인 마무리가 더해졌다.
맨시티는 손흥민에게 안 좋은 기억이 여럿이다. 이전까지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했던 10경기에서 무려 5골을 넣고 있었다. 특히 2018-2019시즌 이후 치른 4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전 6경기에서 1골 1도움만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맨시티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손흥민의 진화한 경기력을 주목해야 한다.
손흥민은 폭발적인 주력과 양발을 가리지 않는 마무리가 강점이다. 여기에 노련해진 '오프 더 볼'의 움직임이 더해졌다. 후방에서 머무르다가 대각선이나 돌아서 수비 뒤로 뛰어간다. 충분히 가속거리를 확보하면서도 오프사이드를 깨뜨릴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케인을 활용하는 것에도 능숙해졌다. 케인은 본래 골문 앞에서 골을 노리는 유형의 골잡이였다. 하지만 최근엔 활동폭을 넓히면서 수비수들을 끌고 다닌다. 손흥민은 케인이 시선을 끌 때를 이용해 위험 지역으로 침투한다.케인 덕분에 수비수들의 견제를 피할 수 있다.
이번 득점 장면도 뜯어보면 비슷한 형태다. 손흥민은 아이메릭 라포르트가 케인을 따라붙으며 생긴 공간으로 침투했다. 측면에 있다가 중앙으로 순간적으로 움직여 풀백인 주앙 칸셀루도 제때 반응하지 못했다. 탕귀 은돔벨레의 로빙패스도 절묘했다. 손흥민은 에데르손 다리 사이를 노려 득점하며 마무리 능력까지 과시했다. 모두 손흥민의 전매특허와 같은 움직임이다.
맨시티전 강세의 이유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구사하는 전술적 특징과도 맞물려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주도하는 경기 운영을 즐긴다. 수비 라인을 아주 높게 유지하며 공격에 무게를 싣고, 상대 역습은 전방 압박으로 눌러놓는다. 확고한 전술색과 뛰어난 개개인 기량을 갖고 있다.
다만 약점도 뚜렷하다. 바로 수비 뒤 공간이 넓다는 것. 이 약점을 적절히 찌르려면 오프사이드를 깨뜨릴 수 있는 영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폭발적인 주력이 있다면, 그리고 뛰어난 골 결정력이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무너뜨리기에 가장 적절한 특성을 갖췄다.
득점 장면뿐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지속적으로 맨시티 수비진 뒤 공간을 노렸다. 칸셀루 쪽에서 시작해, 맨시티의 왼쪽 센터백인 라포르트 뒤로 침투했다. 라포르트는 케인을 견제하는 동시에 손흥민까지 신경쓰면서 부담이 컸다. 토트넘은 균열을 만들어냈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후반 18분에도 손흥민은 에데르송 골키퍼까지 제치는 찬스를 잡았다. 이번에도 칸셀루와 라포르트 사이로 침투했고, 패스를 넣어준 선수는 후방으로 내려온 케인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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