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새로운 전술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양강 구도를 또 한 번 깨뜨릴 수 있을까.
2020-2021 스페인 라리가가 11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코로나19로 경기들이 연기된 경우가 있어 9경기, 10경기만 치른 경우가 있다. 현재 순위가 정확한 위치를 나타내진 않는다는 뜻이다.
현재 라리가 선두엔 레알소시에다드(24점)가 위치했다. 하지만 사실상 더 앞선다고 볼 수 있는 팀은 아틀레티코다. 아틀레티코는 다른 팀보다 2경기 적은 9경기를 치르고 7승 2무로 승점 23점을 따냈다. 내용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팀이다. 19골을 몰아치는 동안 실점이 단 2골에 불과하다. 아틀레티코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0년 부임한 사령탑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상징하는 전술을 4-4-2였다. 두 줄로 수비를 세우고, 그 앞엔 수비에 성실한 투톱을 세우면서 사실상 10명이 간격을 좁히고 협력 수비를 펼치면, 유럽의 그 어떤 강호라도 고전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으로 득점을 올렸다. 때론 슈팅 숫자에서 크게 뒤지더라도, 특유의 골 결정력을 자랑하며 강호들을 물리치기도 했다. 선수단엔 코케, 사울 니게스처럼 활동량이 장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2013-2014시즌 라리가 트로피를 차지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2013-2014, 2015-2016시즌 두 차례나 결승에 오른 것 역시 4-4-2의 힘이었다. 하지만 한계는 뚜렷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의 특성상 주도권을 쥐긴 어려웠다. 이제 라리가 대부분 팀들은 아틀레티코를 만나 비기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수준이 됐다. 역습이 장기인 아틀레티코가 되려 밀집 수비에 고전하고, 역습에 실점하는 일들이 늘었다.
아틀레티코가 수비가 강하기론 정평이 났지만 공격력에선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틀레티코는 지난 세 시즌 동안 60골 이상 기록한 적이 없다. 이번 시즌 득점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80골에 육박하는 득점을 터뜨릴 수 있다. 2실점만 한 수비는 단연코 리그 최고다.
전술적 변화를 최근 상승세의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아틀레티코는 4-4-2 대신 스리백 으로 변화를 줬다. 왼쪽 측면에 공격의 무게를 두는 변형 스리백으로 볼 수 있다. 수비에 몰렸을 땐 5명의 수비가 늘어서서 파이브백으로 선다. 공격에 무게를 두기 시작하면 왼쪽 공격수가 전진해 포백처럼 선다. 점유를 완벽하게 잡고 나면 오른쪽 수비수까지 전진해 후방엔 3명만 남는다. 상황에 적합하게 숫자를 바꿔가면서 대처하고 있다.
이 앞을 헌신적으로 뛰는 3명의 미드필더, 그리고 보통 2명의 공격수로 구성한다. 주로 왼쪽 측면 수비수론 공격수 야닉 카라스코가 기용된다. 카라스코의 위치에 따라 5-3-2로도, 4-4-2로도 변화한다. 헤난 로지, 토마 르마 등이 카라스코 대신 왼쪽 측면을 맡기도 한다. 활동량이 많고 공격력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변형 스리백의 효과는 확실하다. 우선 측면 수비수들이 사이드라인을 따라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진의 좌우 간격을 넓게 벌릴 수 있다. 최근 아틀레티코의 공격은 주로 측면부터 시작해 균열을 만들어간다. 멀티 플레이어인 마르코스 요렌테, 토마 르마, 앙헬 코레아 덕분에, 연쇄적인 침투와 커버플레이도 가능하다. 11라운드 발렌시아전에서 토니 라토의 자책골을 이끌어낸 것은 측면의 카라스코였다. 또한 최후방에 최소한 3명의 선수를 확보하면서 역습 대처에도 조금 더 수월한 면이 있다.
강팀과 경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틀레티코는 10라운드에서 바르셀로나를 1-0으로 이겼다. 바르사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펼치자, 역습으로 재미를 봤다. 전반 추가 시간 바르사의 수비 뒤를 단번에 노린 패스에 침투한 카라스코가 골키퍼까지 제친 뒤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할 땐 최종 수비가 5명으로 늘어나고, 공격수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바르사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사실 카라스코의 왼쪽 수비수 배치 역시 4-4-2에서 윙포워드 한 명이 수비에 가담한 형태로 볼 수도 있다. 시메오네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4-4-2 포메이션을 주로 썼다. 여전히 4-4-2 전술을 유효한 전술이지만, 변형 스리백을 팀에 도입하면서 보다 능숙한 경기 운영이 가능해졌다. 아틀레티코는 이전과 비교해 주도권을 잡았을 때 더 효율적인 팀이 됐다.
아틀레티코는 탄탄한 선수단을 구축한 상황이다. 알찬 여름을 보낸 결과다. 공격진엔 루이스 수아레스와 카라스코가 합류했다. 중원에선 토마스 파티가 떠났지만 루카스 토레이라를 임대 영입하고, 조프리 콩도그비아도 영입해 보강했다. 멀티플레이어들도 많아 최전방과 중원에 두루 쓸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2010년대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한 가비는 "최고의 11명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1군 선수단만 치면 최고다. 최근 몇 년간 아틀레티코의 선수단 가운데 가장 좋다.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라이벌들이 부진하다는 것 역시 호재다. 레알은 10경기에서 5승 2무 3패를 거둬 4위를, 바르사는 4승 2무 3패를 거둬 7위를 달리고 있다. 레알과 바르사 모두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2010년대 유럽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하다. 하지만 우승 경력에선 아쉬울 만하다. 2013-2014시즌 라리가, 2012-2013시즌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2, 2017-2018시즌에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아틀레티코가 그토록 바라던 '빅이어'는 아니었다. 시메오네 감독이 과감한 전술 변화를 시도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다시 한 번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제 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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