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스페인의 두 거함이 흔들리자 순위표가 혼란에 빠졌다.
스페인 라리가는 그간 양강 구도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통산 89시즌 가운데 레알마드리드가 34회, 바르셀로나가 26회 우승했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10회), 애슬래틱빌바오(8회), 발렌시아(6회), 레알소시에다드(2회), 데포르티보, 세비야, 레알베티스(이상 1회)까지 다른 팀들의 우승 횟수를 모두 합해도 29회다.
2020-2021 스페인 라리가는 예년과 달리 대혼전에 빠져 있다. 코로나19로 팀마다 치른 경기 수에 차이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10라운드를 마무리한 시점에서 스페인 최고의 명문인 레알과 바르사 두 팀 모두 선두와 거리가 있다. 레알(17점)은 4위, 바르사(11점)는 무려 12위다. 레알이 다른 팀에 비해 1경기, 바르사가 2경기를 덜 치렀다곤 하지만, 부족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선두로 올라설 순 없다.
어느 정도 예상된 부진이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두 구단은 재정적 압박이 커졌다. 고액 주급자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입장 수익 등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년과 달리 두 팀 모두 큰 보강 없이 여름을 보냈다.
바르사는 미랼렘 피야니치, 세르지뇨 데스트,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트린캉, 로날드 아라우호 등을 영입했다. 하지만 피야니치는 사실상 아르투르 멜루를 내주면서 얻어온 선수이고, 데스트는 넬송 세메두가 나가면서 자리를 채운 영입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사실상 미래를 보고 투자한 유망주다. 오히려 높은 연봉을 받던 루이스 수아레스, 이반 라키티치, 아르투로 비달 등 베테랑들이 빠져나갔다. 바르사는 필리피 쿠치뉴, 카를레스 알레냐 등 복귀한 임대생들을 활용해야 했다.
바르사는 3승 2무 3패로 부진에 빠졌다. 로날드 쿠만 감독이 새로 부임했지만 아직 전술적 완성도가 높지 않다. 15골로 공격력도 다소 파괴력이 떨어졌고 무려 9실점이나 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에 의존하는 공격 전개는 여전하고, 앙투안 그리즈만은 여전히 팀에서 겉돌고 있다.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중원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까지 나왔다. 바르사의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시즌 초반 공격에서 고군분투하던 안수 파티는 무릎 수술을 받았다. 수비의 베테랑 제라르드 피케는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 이탈이 의심된다. 사뮈엘 움티티와 로날드 아라우호 역시 부상으로 빠져 있다. 전문 센터백은 이제 클레멍 렁글레 뿐이다. 세르지 로베르토 역시 근육을 다쳐 올해 내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레알은 공식적으로 영입 자체가 없었다. 임대에서 돌아온 마르틴 외데고르 정도가 전력 상승 요인이었다. 주요 선수 대부분을 지켰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가 있었다.
레알은 바르사보단 사정이 낫지만 공격력 저하가 고민이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 뒤 확실한 파괴력을 갖춘 측면 공격수가 없다. 에덴 아자르와 마르코 아센시오는 부상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여기에 카림 벤제마의 백업 내지 장기적 대체를 위해 영입된 마리아노 디아스도, 루카 요비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레알은 9경기에서 15골을 넣었다.
레알 역시 부상 문제는 고민이다. 세르히오 라모스, 페데리코 발베르데, 요비치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이번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유난히 일정이 빡빡하다. 부상 위험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레알도 한정적인 선수단을 잘 살려서 대처해야 한다.

두 거함의 부진 속에 다른 팀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상단에 레알소시에다드(승점 23점), 아틀레티코마드리드(20점), 비야레알(19점)이 차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운영을 보여줬던 소시에다드는 유스 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팀에 잘 녹아들고, 다비드 실바까지 영입하며 선두를 내달린다. 적절한 로테이션도 이뤄지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아틀레티코 역시 적절한 영입에, 전술 변화까지 시도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와 야닉 카라스코를 영입했다. 토마스 파티가 빠진 자리는 조프리 콘도그비아를 긴급 수혈하며 메웠다. 최근 측면 윙어들의 경기력이 떨어지자 5-3-2 포메이션에 카라스코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변칙을 쓰기도 했다. 10라운드에서 바르사를 1-0으로 꺾으면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비야레알 역시 우나이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빠르게 팀이 안정감을 잡았다. 비야레알은 지난 시즌에도 5위를 차지했다. 에네스 위날(헤타페)을 제외하면 선수단 대부분을 지켰고, 에메리 감독이 잘 아는 다니 파레호를 영입해 중원의 핵심으로 활용하고 있다. 측면 수비들까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면서도 공수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다.
2013-2014시즌 이후 7시즌 만에 레알, 바르사 외에 팀이 라리가 정상에 설 수 있을까. 가장 강력한 두 팀이 흔들린다. 반면 꾸준히 그 밑에서 호시탐탐 위를 노리던 팀들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유난히 빡빡한 일정 속에 변수는 늘어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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