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이청용이 뛰는 크리스탈팰리스가 로이 호지슨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호지슨은 중하위권팀에 특화된 이로 고집이 매우 세다. 이청용은 초기아 호지슨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한다. 

크리스탈팰리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이 호지슨이 크리스탈팰리스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12일 프랑크 데부어 감독을 경질한 지 하루만이다. 데부어감독은 4경기동안 득점 없이 모두 패하며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소 경기 경질 감독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호지슨 감독은 1947년생으로 올해 나이 70세다. 1976년 스웨덴리그 할름스타스BK의 감독직을 시작으로 40년간 19개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크리스탈팰리스가 20번째 팀이다. 그는 주로 유럽 중소리그나 EPL 중하위권팀을 맡으며 성적을 냈다. 1970-80년대에 할름스타드BK와 외레브로, 말뫼FF를 차례로 받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말뫼FF에선 5년 연속 리그 우승을 이뤘다.

EPL무대에 감독으로 데뷔한 건 1997년 블랙번로버스를 맡으면서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1년만에 물러났다. 2007년 12월 풀럼FC 감독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EPL에서 이름을 날렸다. 강등위기에 있던 풀럼을 리그 마지막 날 극적으로 잔류시켰다. 2008/2009시즌에는 풀럼을 EPL 7위로 끌어올렸고, 다음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아 리버풀로 자리를 옮겼지만 부진을 거듭하다 1년도 안돼 계약을 해지했다. 가장 최근에 맡았던 팀은 웨스트브로미치알비온(WBA)이다. 2011년 2월 WBA에 부임해 승점을 잘 쌓아 잔류에 성공했다. 부임 이후 5승 6무 2패를 거두며 리그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1/2012시즌에도 WBA를 EPL에 잔류시켰다.

그는 자기 철학이 뚜렷한 감독이다. 자기 스타일에 맞지 않는 선수에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인터밀란에서는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레알마드리드에 팔아버렸다. 잉글랜드 감독을 맡아 출전한 '유로 2012' 때도 선수선발 논란이 있었다. 게리 케이힐의 부상 공백을 리오 퍼드난드가 아닌 마틴 켈리로 메우고, 좋은 활약을 보이던 아담 존슨을 대신해 시즌 내내 한 골도 넣지 못한 스튜어트 다우닝을 선발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국인 선수와의 인연도 좋지 않다. 호지슨 감독이 풀럼에 부임할 당시 설기현이 소속돼있었다. 호지슨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한 설기현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임대를 떠났고, 임대 복귀한 후에도 호지슨 감독의 전력에서 배제됐다. 호지슨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각오해야 한다. 나는 설기현의 현실이 그렇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청용도 호지슨 감독 눈에 들지 못하면 험난한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이청용은 올 시즌 크리스탈팰리스가 한 4경기 중 2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10일에 한 번리와의 경기에서는 270일만에 리그 선발 출전을 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초반 실점의 원인이 된 패스 실수로 팀 패배의 주역이 됐다. 이청용은 2경기 연속 출전기회를 준 데부어 감독이 경질되면서 다시 험난한 주전경쟁을 앞두고 있다. 호지슨 감독 부임 초기에 기회를 잡아야 한다. 

한편, 크리스탈팰리스 유스팀 출신이기도 한 호지슨 감독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크리스탈팰리스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며 “오랜만에 클럽 축구로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는소감을 밝혔다.

사진=크리스탈팰리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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