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한준 기자= “내가 먼저 미루자고 건의했다. 탈락한다면 책임은 내가 지겠다.”

김호곤 신임 기술위원장은 4일 오전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부임 후 첫 기술위원회를 소집했다. 조영증, 박경훈, 황선홍, 서정원, 김병지 등 신임 기술위원 발표 이후 가진 첫 회의로, 2017년 제6차 기술위원회였다. 이번 회의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관심이 몰렸다.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과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이끌 U-23 대표팀 선임이 주제였기 때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5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한 김호곤 위원장은 신태용 감독은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발표한 뒤 U-23 대표팀 감독에 대해선 “ 오늘 회의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 달 열릴 '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은 협회 전임 지도자 중 임시로 감독을 선임해서 맡도록 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임 지도자 중) 누구를 선임할지는 기술위원장인 저에게 위임했다.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로 인해 U-23 대표팀은 예정되었던 6일 보다 늦게 소집하게 됐다. 정식 감독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에, 다음 달 중 기술위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했다. “대회 준비 차질 없도록 만전 기하겠다”고 했으나 일말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U-23 대표팀은 베트남에서 '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을 치른다. 19일 마카오와 1차전, 21일 동티모르와 2차전, 23일 베트남과 3차전 경기를 치른다. 조 2위까지 예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미션은 아니다. 상대국 면면이 전력상 명백한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다. 

김 위원장은 “감독을 한 번 뽑고 계속 바꿀 수는 없다. 한번 뽑을 때 잘 뽑아야 한다. 급하게 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당장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여부가 경각에 달린 최종예선 두 경기를 치를 대표팀 감독 선임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논의에 회의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U-23 대표팀 감독은 한 달 더 시간을 두고 생각의 밀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본선은 내년에 열리고, 궁극의 목표가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집 일정이 지연되고, 임시 감독으로 치러야 하는 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에서 자칫 탈락이라도 한다면 문제는 작지 않다. 공은 둥글고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그에 대한 문제 제기에 김호곤 위원장은 “내가 제안한 일이니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신태용 감독 선임건에 대해서도 “나 역시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책임을 질 일이 생기면 져야한다”며 자신의 임기 역시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한국축구가 위기에 처한 지금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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