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신태용 신임 남자 대표팀 감독의 역대 패배 사례를 보면 약점도 알 수 있다.
신 감독은 4일 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본선 진출을 이끌어내면, 본선까지 직접 지휘하게 된다. 2014년부터 대표팀 코치와 감독 대행 등 축구협회의 다양한 역할을 맡아 온 신 감독이 마침내 A대표 사령탑으로 올라섰다.
신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U-23 대표팀과 U-20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대회에 두 번 나가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때마다 특유의 공격적인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신 감독의 뛰어난 공격 전술은 모든 대회에서 조별리그 통과 이상의 성과를 냈으나, 대중의 기대가 극에 달했을 때 탈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기도 했다. 신 감독의 실패 사례들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돌아본다.
‘2016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 일본에 2-3 패배
-2016년 1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한국은 권창훈과 진성욱의 득점으로 일찍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21분부터 연속 세 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대회 결승전에서 이토록 극적인 역전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한국이 승기를 잡은 뒤에도 경기 속도를 늦추지 않고 몰아친 것이 화근이었다. 신 감독은 나중에 “이번 기회에 일본을 짓밟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나친 공격축구가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준우승만으로도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다는 점 역시 신 감독이 모험을 걸 수 있는 계기였다. 그러나 모험은 실패했다.
교훈 : 공격축구로 시작한 건 좋았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템포와 운영 방법을 조절하는 묘가 부족했다. 신 감독 스스로 ‘정에 이끌렸다’는 점을 패인으로 꼽기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온두라스에 0-1 패배
-2016년 8월 14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조별리그에서 무려 12득점 3실점을 기록하고 8강에 진출한 신 감독은 “더 공격적으로‘ 온두라스와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흥민, 황희찬 중심의 공격은 전반전 내내 결실을 맺지 못해 서서히 불안감을 키웠고, 후반 15분 알베르트 엘리스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준 뒤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처음부터 공격적이었던 한국은 문창진을 석현준으로 바꾸는 것 외엔 승부를 바꿀 카드가 없었다. 이후 온두라스는 ’침대 축구‘로 한국의 흐름을 끊으며 선제골을 지켰다.
교훈 : 처음부터 모든 패를 보여주면 나중에 흐름을 뒤집기 힘들다. 공격적인 축구를 할 때도 상대 에이스를 견제해야 한다.
‘2017 U-20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에 1-3 패배
-2017년 5월 30일, 천안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잘 작동한 4-3-3 포진을 버리고 4-4-2 포진을 쓰는 승부를 걸었다. 좌우 미드필더로 백승호와 이승우가 배치된 공격적 대형이었다. 포메이션을 바꾼 건 상대 풀백을 막기 위해 네 명씩 두 줄로 수비진을 세우려는 의도가 있었다. 상대 수비수들이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에 약하다고 보고 중앙 공격수를 한 명 추가했다. 그러나 신 감독의 의도와 달리 포르투갈 풀백의 공격 가담은 평소처럼 강했다. 연속 세 골을 내준 뒤 교체 투입한 이상헌이 후반 36분 한 골을 만회했지만 역전하긴 늦은 시점이었다.
교훈 : 잦은 전술 변화는 독이 될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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